환율 상승속도 너무 빠르다…弗=1079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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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거침없이 오르며 1080원에 육박했다. 이런 추세라면 1100원 돌파도 시간문제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16원40전 오른 1078원90전에 거래를 마쳤다. 2004년 11월17일(1081원40전) 이후 3년9개월 만에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연일 상승,63원(6.2%)이나 폭등했다. 특히 지난 21일 심리적 저항선인 1050원이 뚫리면서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1060원 선을 돌파한 데 이어 25일에는 1070원 선마저 가볍게 넘어선 것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환율 상승 속도가 너무 빠르다"면서도 당분간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펀더멘털(한국 경제의 체력 약화) △수급(외환시장의 달러 부족) △심리(정부의 시장개입 약화) 등 세 가지 악재가 환율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주식 매도가 가세,외환시장에 달러 매수 심리가 팽배하다는 것.
게다가 그동안 환율 상승을 억제하는 유일한 요인이던 정부 개입이 주춤해지면서 '쏠림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25일의 경우 정부는 10억달러 미만의 소규모 매도개입에 그치면서 '개입 시늉'만 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정부의 어정쩡한 개입이 역효과를 내고 있다"며 "정부가 공격적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오히려 달러 매수 심리에 불이 붙었다"고 지적했다. 홍승모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차장은 "요즘 외환시장에는 달러 매수만 있고 매도는 없다"며 "환율이 워낙 빨리 오르다 보니 수입업체들은 달러를 못 구해 아우성이고 수출기업은 매도 타이밍을 최대한 늦추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환율 상승세가 워낙 강해 정부가 개입해도 별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금 상황에서는 환율이 1100원을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최근 환율 급등이 국내 경제에 각종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물가 불안이 재연될 수 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7월 5.9%(전년 동월 대비) 상승해 한은의 물가 관리 목표상한선(3.5%)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8월 소비자물가는 6%대 진입이 확실시된다. 환율이 급등하면 물가 불안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16원40전 오른 1078원90전에 거래를 마쳤다. 2004년 11월17일(1081원40전) 이후 3년9개월 만에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7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연일 상승,63원(6.2%)이나 폭등했다. 특히 지난 21일 심리적 저항선인 1050원이 뚫리면서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1060원 선을 돌파한 데 이어 25일에는 1070원 선마저 가볍게 넘어선 것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환율 상승 속도가 너무 빠르다"면서도 당분간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펀더멘털(한국 경제의 체력 약화) △수급(외환시장의 달러 부족) △심리(정부의 시장개입 약화) 등 세 가지 악재가 환율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주식 매도가 가세,외환시장에 달러 매수 심리가 팽배하다는 것.
게다가 그동안 환율 상승을 억제하는 유일한 요인이던 정부 개입이 주춤해지면서 '쏠림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25일의 경우 정부는 10억달러 미만의 소규모 매도개입에 그치면서 '개입 시늉'만 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정부의 어정쩡한 개입이 역효과를 내고 있다"며 "정부가 공격적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오히려 달러 매수 심리에 불이 붙었다"고 지적했다. 홍승모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차장은 "요즘 외환시장에는 달러 매수만 있고 매도는 없다"며 "환율이 워낙 빨리 오르다 보니 수입업체들은 달러를 못 구해 아우성이고 수출기업은 매도 타이밍을 최대한 늦추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환율 상승세가 워낙 강해 정부가 개입해도 별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금 상황에서는 환율이 1100원을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최근 환율 급등이 국내 경제에 각종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물가 불안이 재연될 수 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7월 5.9%(전년 동월 대비) 상승해 한은의 물가 관리 목표상한선(3.5%)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8월 소비자물가는 6%대 진입이 확실시된다. 환율이 급등하면 물가 불안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