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의 라 파스 골프클럽에서 원주민 여성들이 골프채를 들고 미소짓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해발 3000m)에 있는 것으로 유명한 이 골프 클럽에서 일하는 아줌마들이다.

이들은 손님의 골프채를 들고 있는 것일까? 아니다. 이들의 취미도 골프다. 코스 돌보는 일을 마치면 아줌마들은 당당히 필드로 나간다. 먼 발치에서 손님들의 스윙을 보고 배운 실력이지만 마음은 '프로'다. 고산지대에 익숙한 이들은 젊은 남자 프로들도 힘들어 하는 18홀을 가볍게 돈다.

여인들은 남들이 흉내내지 못하는 그들만의 특기를 갖고 있다. 어떤 경우에도 '뒤땅'은 안친다는 것이다. 애지중지 돌보는 잔디가 망가지면 이들의 마음도 아프기 때문이다.

/신경훈 영상정보부장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