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로 입을 헹구게 하지 않은 채 음주 측정을 했다면 측정 결과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입 안에 남아 있는 알코올 때문에 잘못된 결과가 나올 수 있으므로 유죄 증거 채택에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판결이다.

대법원 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26일 도로교통법(음주운전) 및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손모씨(55)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손씨는 술에 취한 상태(혈중 알코올 농도 0.062%)로 지난해 승용차를 3㎞ 정도 운전해 주차장으로 들어가다 이모군(17)의 오토바이와 부딪쳤다.

이 사고로 이군은 전치 3주의 부상을 당했다. 경찰은 사고 발생 10분 뒤,손씨의 입 안을 물로 헹구게 하지 않고 음주 측정을 해 0.109%라는 결과를 얻었다.

경찰은 이어 위드마크 공식(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 알코올 농도 감소 정도를 계산하는 방법)을 적용해 사고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를 0.062%로 계산해 손씨를 기소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