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불안으로 소비심리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위축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모든 가정이 교육비를 제외하면 외식비 교통비 의류비 등 대부분의 소비를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6일 내놓은 '3.4분기 소비자태도조사' 보고서에서 올해 3분기 소비자태도지수는 37.7로 전 분기보다 10.1포인트 하락,1998년 1분기(33.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소비자태도지수가 기준치인 50보다 낮을 경우 경기나 생활 형편에 대해 비관적인 소비자가 많다는 뜻으로 그만큼 소비심리가 위축돼 있음을 의미한다. 이 지수는 지난해 4분기 53.4를 고점으로 올해 1분기 51.1,2분기 47.8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의 소비 전망도 비관적이다. 1년 후 소비 수준을 예상하는 미래소비지출지수는 전 분기에 비해 6포인트 떨어진 44.6을 기록했다. 이 지수가 기준치(50) 아래로 떨어지기는 작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경기 악화를 예상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물가 불안이 꼽혔다. 1년 후 경기가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한 가구의 68.6%,1년 후 생활 형편이 나빠질 것이라고 답변한 가구의 58.8%가 모두 물가 상승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조사 대상 가구 중 61.1%가 최근 소비를 줄였다고 답변했다. 가장 많이 줄인 항목은 외식비(33.7%)와 교통비(32.6%)였다. 교육비 지출을 줄였다는 응답은 1.3%에 그쳤다.

물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소비를 줄인 가구의 71%가 지출을 추가적으로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