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채권 회전율 등 기업 재무지표 주목해야

경기가 불안하고 증시 변동성이 커질 때는 안정성을 갖춘 우량주에 투자하는 것이 위기를 극복하는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고물가에 금리까지 오르는 지금 같은 시기에는 유동성이 풍부한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

경기가 안 좋아지면 정상적인 영업을 통해 현금을 벌어들이는 능력이 떨어지게 마련인데 여유자금이 있는 기업들은 부채를 늘리지 않고서도 불황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현금 보유 비율과 부채비율,매출이 현금으로 전환돼 돌아오는 기간을 의미하는 매출채권 회전율 등의 재무지표에 주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시중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상황이어서 유보된 현금이 많은 기업들은 불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또 "꾸준히 생산활동을 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매출이 현금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는데 현금을 회수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금융비용이 늘어 수익성이 둔화할 수 있다"면서 "매출채권 회전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현금 베이스로 영업이 잘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므로 유용한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시가총액 대비 순현금 보유 비율이 높은 한전KPS 유한양행 아모레퍼시픽 등은 약세장에서 상대적으로 덜 떨어지거나 오히려 상승하는 등 주가 흐름도 상대적으로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가격이 고공 행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기업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임태근 대우증권 연구원은 "생산자 물가지수가 크게 올라 기업들의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현대백화점 웅진코웨이 에스원 등 매출 원가율이 낮은 기업들이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을 많이 갖고 있는 기업들도 인플레이션 시대에 적절한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