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 감소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까지 치솟으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경쟁력 있는 '브랜드 파워'를 갖춘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브랜드 파워는 수치로 가늠하기가 쉽지 않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쓰이는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은 가격 전가력 등의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브랜드 파워가 뛰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들 기업은 기술력에서 앞서고 재무구조도 탄탄해 원자재값 상승으로 비용이 늘어나는 부분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데다 고객의 충성도(로열티)가 높다는 점에서 수요 감소 역시 제한적일 수 있어 일정 부분 경기 둔화의 영향에서도 자유롭다는 평가다.

곽병열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 내 경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은 꾸준한 수요와 '규모의 경제' 효과 덕분에 안정적인 이익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SDI는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낮아지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당초 예상했던 451억원보다 많은 600억원의 하반기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수담수설비 시장 1위 업체인 두산중공업도 대규모 수주가 잇따르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세계 1위 기업들은 그동안 거둔 이익을 바탕으로 풍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불안한 증시에서도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경쟁이 치열해지거나 구조조정이 이뤄질 때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후발 업체들은 도태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도 불황 때는 브랜드 파워가 있는 선두 업체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새로운 성장주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당 업종에서 검증받은 경쟁력을 가진 업체들에 관심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