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 전문업체 슈퍼플랫(대표 박석기)은 기존 제품보다 소비전력을 최대 50% 줄일 수 있는 가로등용 반사판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가로등용 반사판은 가로등 전구 뒤에 전등갓 모양으로 부착하는 것으로 빛을 모아서 원하는 각도로 차도와 인도를 비추도록 하는 장치다. 회사는 조명기구 디자인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의 디터바텐바흐연구소와 3년간의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가로등용 반사판은 국내 가로등 간 간격인 25m 이내에서는 어느 지점에서든 균일한 밝기를 낼 수 있도록 반사각과 조도를 일정하게 맞췄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국내 가로등의 반사판은 반사각이 일정치 않아 바로 옆 가로등과 빛이 겹쳐 어떤 곳은 밝고 어떤 곳은 어두운 단점이 있었다"며 "최대한 효율적으로 빛을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반사효율이 100%에 가까운 소재를 사용해 현재 가로등 1개당 소비전력을 기존 시간당 400W에서 200W 수준으로 최대 50% 적게 쓸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국내 가로등은 빛의 약 60~70%가 도로 표면에서 반사돼 운전자의 눈을 부시게 하는 등 전력소비가 지나치게 많았다"며 "지금의 절반만 전기를 쓰고도 충분히 도로를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가로등의 밝기는 개당 평균 60룩스로 우천시 도로면에서 빛이 반사돼 운전자의 눈을 피로하게 했다"며 "이 반사판을 사용해 반사각이 고르게 빛이 내리쬘 경우 30룩스의 조도만으로도 눈부심 현상을 없앨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추후 LED등이 상용화될 것에 대비해 호환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특징도 있다. 이 제품은 지나치게 밝은 가로등 빛으로 인해 벌레가 꼬이고 하늘의 별을 볼 수 없는 등의 이른바 '광공해'도 줄일 수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슈퍼플랫은 1996년 설립된 조명디자인 전문회사 황덕기술단의 자회사다. 회사는 이 기술과 관련해 지난 22일 건국대학교 공공디자인 연구센터에서 세미나를 연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박석기 대표는 "국내 환경에 적합하면서 최대한 빨리 적용할 수 있는 반사판 상용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며 "올해 말까지 양산형 시제품을 개발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럽에도 수출을 모색하고 있다"며 "내년까지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