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식 <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정책기획관>

베이징올림픽이 16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지었다. 연일 이어지던 우리 선수들의 메달소식은 폭염에 지친 국민들에게 청량감을 더해주었다. 특이한 것은 많은 중국전문가들이 '중화부흥의 드라마'였다며 놀라움을 표시한 개막식과 폐막식에 대한 뒷얘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반증일 것이다. 중국이 이번 올림픽 개최를 통해 얻고자 한 것은 '자신감'이다. '100년의 기다림'을 스펙터클 한 판타지로 펼쳐 보인 장이머우 감독은 "중국의 문화와 역사,전통에 첨단 과학기술을 결합했다"고 말했다. 더 이상 쇠락한 사회주의의 지진아가 아니라 세계의 중심축으로 당당히 나서겠다는 자신감을 세계에 펼쳐 보인 것이다.

이 같은 중국의 자신감과 발전의 이면에는 과교흥국(科敎興國)을 국가 중장기전략으로 세우고 과학기술 중흥에 국운을 걸고 있는 중국 정부의 노력이 자리잡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06년 2월 발표한 '국가 중장기 과학기술발전계획'에서 2020년까지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갖춘 과학기술을 취득해 21세기 과학기술강국의 기틀을 다지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던졌다.

시장경제 초기단계인 중국은 특허증가율 세계 1위에도 불구하고 산업화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중국이 시장경제 정착단계에 들어서면 국가지원사업의 산업화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 및 산업 분야에서 한ㆍ중 간 기술격차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이며,중국과 일본의 틈바구니에서 우리나라가 선진 일류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안마련이 필요한 때다. 지난 13일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서 확정된,2012년까지 국가 총 연구개발투자를 GDP 대비 5%로 확대하고 7대 기술분야 중점 투자와 7대 시스템 효율화를 통해 과학기술 7대 강국의 반열에 오르겠다는 내용의 '577 전략'은 그런 차원에서 나왔다. 또 3월부터는 국가R&D 성과에 대한 민간의 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국가과학기술종합정보시스템(NTIS)을 서비스하고 있다. 앞으로 577 전략과 NTIS를 통한 체계적인 과학기술정책 추진 및 성과관리가 우리 경제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