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貸付)업체들 급성장 … 잇따라 上場 '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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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21일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주재로 열린 비은행권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이날 참석자 명단에는 금감원장 주최 행사에서는 그간 볼 수 없던 낯선 이름들이 포함돼 있었다. 양석승 한국대부소비자금융협회 회장과 최윤 A&P파이낸셜(러시앤캐시) 회장,손종주 웰컴크레디라인 대표 등이 그들이었다.
대부업계 인사들이 금감원장 간담회에 참석한 것을 두고 당시 금융권에서는 "대부업이 금융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감독당국이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대부업계 분위기도 "제도권 금융으로 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껏 고조됐다는 후문이다.
◆대부업 급성장 배경
자산 규모로 업계 1위인 러시앤캐시의 경우 2005년(9월 말 기준) 356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수익이 2006년엔 708억원,2007년엔 1855억원으로 급증했다. 다음 달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낼 계획인 웰컴크레디라인도 2004년 43억원에서 2005년 96억원,2006년 236억원,2007년 502억원으로 영업수익이 매년 2배씩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대부업체들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은 고금리 신용대출 부문에서 사실상 독점적 이익을 누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부업법이 발효된 2002년 10월께 국내에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연 10% 이상 대출 영업은 전무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2003년부터 시작된 카드 사태로 인해 LGㆍ삼성ㆍ국민ㆍ외환카드 등은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으며 연 20% 안팎의 금리가 적용되는 현금서비스를 바짝 조이기 시작했다. 당시 소액대출 연체율 급등으로 위기를 겪던 저축은행들도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보험사들과 캐피털사들은 개인 신용대출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저신용자들이 대부업체를 찾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대부업체가 감독 사각지대에 있었던 것도 대부업체 성장을 도운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그동안 대부업체들은 금융감독원의 감독 관리를 받지 않았고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만 하면 아무런 규제 없이 영업을 할 수 있었다. 불법 대부업체까지 합하면 전국에 모두 5만곳이 넘지만 대부업체 담당 공무원 수는 100여명에 불과하다. 대부업체들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 법정 이자율을 넘어선 이자를 받거나 불법 추심을 해도 이를 단속할 인력이 없다는 얘기다.
◆고금리대출 과당경쟁 우려
대부업체의 독무대였던 저신용자 대출 시장이 최근에는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형 시중은행 계열의 캐피털사들이 소액 신용대출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은행 계열사는 모기업인 은행을 등에 업고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우리캐피탈 롯데캐피탈 아주오토리스 등 다른 캐피털사들도 신용대출 시장에 새롭게 뛰어들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주 수익원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시장이 침체되자 개인 신용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카드사들도 수익원 다변화를 위해 카드론 금리를 연 7%대로 인하하며 공격적으로 대출을 늘리고 있다.
대부업체들이 증시 상장에 나서는 것은 기존 금융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을 통해 조달금리를 낮추고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부업체들은 연 15% 안팎의 금리에 상호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빌려 이를 연 45% 안팎의 금리에 빌려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일부 선두권 업체들의 경우에 해당되는 것일 뿐 규모가 작은 업체는 훨씬 높은 금리에 돈을 빌려 와야 하는 상황이다.
최윤 회장은 "상장이 되면 증자를 통해 직접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데다 양도성예금증서 등의 발행 금리도 2~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만큼 대출상품의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력이 커져 은행계 여신전문 회사들과의 경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대부업계 인사들이 금감원장 간담회에 참석한 것을 두고 당시 금융권에서는 "대부업이 금융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감독당국이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대부업계 분위기도 "제도권 금융으로 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껏 고조됐다는 후문이다.
◆대부업 급성장 배경
자산 규모로 업계 1위인 러시앤캐시의 경우 2005년(9월 말 기준) 356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수익이 2006년엔 708억원,2007년엔 1855억원으로 급증했다. 다음 달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낼 계획인 웰컴크레디라인도 2004년 43억원에서 2005년 96억원,2006년 236억원,2007년 502억원으로 영업수익이 매년 2배씩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대부업체들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은 고금리 신용대출 부문에서 사실상 독점적 이익을 누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부업법이 발효된 2002년 10월께 국내에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연 10% 이상 대출 영업은 전무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2003년부터 시작된 카드 사태로 인해 LGㆍ삼성ㆍ국민ㆍ외환카드 등은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으며 연 20% 안팎의 금리가 적용되는 현금서비스를 바짝 조이기 시작했다. 당시 소액대출 연체율 급등으로 위기를 겪던 저축은행들도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보험사들과 캐피털사들은 개인 신용대출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저신용자들이 대부업체를 찾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대부업체가 감독 사각지대에 있었던 것도 대부업체 성장을 도운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그동안 대부업체들은 금융감독원의 감독 관리를 받지 않았고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만 하면 아무런 규제 없이 영업을 할 수 있었다. 불법 대부업체까지 합하면 전국에 모두 5만곳이 넘지만 대부업체 담당 공무원 수는 100여명에 불과하다. 대부업체들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 법정 이자율을 넘어선 이자를 받거나 불법 추심을 해도 이를 단속할 인력이 없다는 얘기다.
◆고금리대출 과당경쟁 우려
대부업체의 독무대였던 저신용자 대출 시장이 최근에는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형 시중은행 계열의 캐피털사들이 소액 신용대출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은행 계열사는 모기업인 은행을 등에 업고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우리캐피탈 롯데캐피탈 아주오토리스 등 다른 캐피털사들도 신용대출 시장에 새롭게 뛰어들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주 수익원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시장이 침체되자 개인 신용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카드사들도 수익원 다변화를 위해 카드론 금리를 연 7%대로 인하하며 공격적으로 대출을 늘리고 있다.
대부업체들이 증시 상장에 나서는 것은 기존 금융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을 통해 조달금리를 낮추고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부업체들은 연 15% 안팎의 금리에 상호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빌려 이를 연 45% 안팎의 금리에 빌려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일부 선두권 업체들의 경우에 해당되는 것일 뿐 규모가 작은 업체는 훨씬 높은 금리에 돈을 빌려 와야 하는 상황이다.
최윤 회장은 "상장이 되면 증자를 통해 직접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데다 양도성예금증서 등의 발행 금리도 2~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만큼 대출상품의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력이 커져 은행계 여신전문 회사들과의 경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