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 안될땐 클럽 가슴에 대고 셋업 체크를


안녕하세요,올림픽 때문에 한 달 정도 못 뵌 것 같습니다. 이제 9월도 눈앞이니 다시 시작해보지요. 이번 주에는 스윙이 잘 되지 않을 때 할 수 있는 간단한 자가 진단법 하나를 알려드릴까 해요.

라운드 중 갑자기 스윙 느낌이 이상할 때가 있죠? 딱히 원인은 알 수 없고,볼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날아갑니다. 옆사람에게 물어보면 좋겠지만,그건 룰에 어긋나는 행동이고 자존심과도 관련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어요.

스윙 느낌이 이상하고 볼이 원하는 방향으로 날아가지 않는 이유는 대체로 셋업이 잘못돼 있기 때문입니다. 셋업이 평소와 같이 목표 방향에 직각으로 돼 있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죠.잘못된 준비 동작에서 시작하는 스윙이야 볼 것도 없겠죠.

저는 준비 자세가 평소와 다르게 불편하게 느껴지면 항상 클럽을 양 어깨와 평행하게 두고 자세를 점검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셋업 때 모든 것이 직각을 맞추고 있는지 여부입니다. 클럽을 윗가슴에 대고 어드레스 자세를 취하면 한눈에 어깨와 무릎,그리고 양발의 정렬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사진1).실제로 티잉 그라운드에서 어드레스를 취했다가 자신의 셋업에 의심이 생기면,그대로 쥐고 있던 클럽을 윗가슴에 붙이고 점검해야 합니다. 자신의 상태가 어떤지 알기 위해 일부러 어드레스 자세를 만드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어드레스 자세에서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면,클럽을 윗가슴에 댄 채로 스윙해 보세요(사진2·3).이렇게 하면 백스윙은 충분히 되고 있는지,임팩트 자세에서 어깨가 비구선과 평행한지,피니시 때 자세가 무너지지는 않는지 등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준비 자세 때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더라도 스윙한 후 볼이 이상하게 뻗으면 무의식중에 스윙을 점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투어프로라는 직업이 자세가 망가지기 쉬운 직업이거든요. 코치 없이 몇 주씩 대회에 나가기 때문에 어느 틈엔가 자세가 틀어져 버릴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회 기간에 스스로 자세를 점검하기는 어려운 일이죠.

그래서 선수들은 연습장에서 캠코더 등 여러 가지 도구를 활용해 자세를 점검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또 동계훈련 때 캐디를 대동하고 코치에게 가기도 합니다. 캐디는 투어에서 항상 같이 다니는 존재이기 때문에 캐디가 스윙의 단점이라든지 교정 방법을 알고 있으면 투어를 다닐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듯 골프 스윙은 스스로의 느낌만으로는 진단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누군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옆에서 도와준다면 쉽고도 효과적으로 잘못을 알 수 있지만,그렇지 못하다면 간단한 자가 진단법을 꼭 알고 있어야 합니다. 제 경우에는 클럽을 윗가슴에 대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이는 제 스윙이 잘못됐을 때는 항상 몸의 정렬선이 문제라는 것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