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세멕스(CEMEX)는 스위스 홀침,프랑스 라파즈 등과 함께 세계 시멘트시장에서 '빅3'를 형성하고 있는 업체다.

이 회사는 멕시코에서 30분 내에 레미콘을 공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레미콘 차량에 위성항법장치(GPS)를 장착,멕시코 어디에든 30분 내에 레미콘을 대준다. 이 때문에 도미노피자가 '30분 내 배달'을 모토로 내걸어 외식업체로 성공한 것을 빗대 '시멘트 업계의 도미노피자'로 불린다.

이 회사 로렌조 잠브라노 회장은 "시멘트 산업은 단순히 모래와 자갈을 섞는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며 "어디든 정확한 기한 내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50여개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세멕스는 세계 어느 곳에서 근무하는 매니저든 키보드 몇 개만 누르면 전 세계 공장의 재고와 생산관리를 할 수 있는 단일 소프트웨어 플랫폼도 만들었다. 첨단 기술을 요하는 업종은 아니지만 정보화를 통해 효율성을 최대한 끌어올린 모범사례다.

세멕스는 102년의 역사를 가진 기업이다. 1976년 멕시코 최대 시멘트업체가 된 뒤 1980년대 들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1990년대에는 스페인 베네수엘라 필리핀 이집트 등에서 많은 시멘트 기업과 공장을 인수했다. 급기야 2005년에 영국 RMC그룹을 58억달러에 사들여 명실공히 세계 최대 레미콘업체로 부상했다. 지난해엔 호주 링커사를 142억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세멕스는 신흥경제국의 글로벌기업에서 빠지지 않는 우량 회사지만 미국 주택경기 침체로 요즘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2분기에는 미국 내 시멘트 판매가 7% 감소하면서 2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보다 27% 줄어든 4억4400만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주택경기가 악화된 미국 스페인 영국 등을 제외하고 보면 실적은 그리 나쁘지 않다. 호주 링커 실적을 포함할 경우 지난해 매출은 29% 증가한 63억달러,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 차감전 이익)는 21% 늘어난 14억달러에 달했다. 이에 따라 씨티의 애널리스트인 스티브 트렌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뉴욕 증시에서 세멕스 주가는 지난 27일 주당 19.96달러를 기록했다. 52주 최고가인 지난 5월의 32.61달러에 비하면 38% 이상 내린 수준이다. 현재 시가총액은 162억1500만달러,주가수익비율(PER,멕시코증시 기준)은 7.66배여서 상승여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