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은 변함없는 가족여행지다. 특히 아주 어린 아이를 둔 3인 가족이 많이 찾는다. 안전사고에 대한 걱정 없이 아이와 함께 열대의 바다를 즐기며 푹 쉬기에 안성맞춤인 곳이어서다. 비행시간도 4시간 정도로 짧아 부담스럽지 않다.
■사계절 더운 태평양의 휴양섬
사이판은 서태평양 한복판에 있는 북마리아나제도의 본섬.북마리아나제도를 이루는 14개의 섬 중 가장 크다.
섬 여행의 출발점은 중부해안의 유흥가인 가라판이다. 이 거리 바로 앞에 마이크로 비치가 있다. 1㎞가량 시원하게 뻗은 백사장의 정취가 남다르다. 하루 일곱 번이나 바뀐다는 물색이 예쁘다. 노을이 아름답기로도 손꼽힌다. 해변 앞 배로 20분 거리에 있는 마나가하섬이 필수코스.걸어서 15분이면 한 바퀴 돌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섬이지만 투명한 바닷물과 백사장이 열대의 낭만을 더해주는 곳이다. 스노클링을 하기에도 좋다. 난파된 바지선,배,비행기 등이 섬 주변 수심 6~12m 안팎의 모래바닥에 널려 있어 색다른 스노클링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패러세일링,바나나보트,제트스키,윈드서핑 등의 해양레포츠는 기본.식당과 화장실이 있고,비치파라솔과 스노클링 장비를 빌려주는 렌털숍도 있어 불편없이 하루 소풍을 즐길 수 있다.
섬 최북단 만세절벽은 2차대전 당시 패전에 몰린 일본군이 집단으로 투신자살을 했던 곳.많은 전쟁물자가 바닷속에 가라앉아 스쿠버다이버들 사이에서는 '밀리언 달러 홀'로도 통한다. 만세절벽 인근에 태평양 한국인 위령평화탑이 있다. 일제에 의해 강제로 끌려와 죽은 한국인들의 영령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탑이다. 마도그곶 인근 바다에 떠 있는 새섬 일대의 전망이 좋다. 해질녘이면 보금자리를 찾아 돌아오는 새들의 날갯짓으로 장관을 이룬다.
로타섬은 무인도 같은 분위기가 좋다. 한적하게 휴가를 즐기고 싶은 가족에게 안성맞춤인 곳이다. 섬 북쪽의 스위밍홀이 눈길을 끈다. 바닷바위와 산호초가 둥글게 바닷물을 품고 있어 꼭 수영장처럼 보인다. 열대어들도 많아 스노클링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남쪽의 파우파우비치는 산호초에 둘러싸인 예쁜 해변.투명하고 얕은 물과 백사장이 1000그루 야자수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아스 만모스 절벽은 로타섬 최고의 절경으로 꼽힌다. 수직으로 선 해안절벽에서 내려다보는 태평양의 물색이 시원하다.
티니안섬은 북마리아나제도 내 3개의 유인도 중 인구가 제일 적다.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리틀보이'를 탑재한 B29 폭격기 '에놀라 게이'가 출격했던 섬으로 기억된다. 북마리아나제도에서 가장 큰 타가유적(돌 건조물)을 볼 수 있다.
■모든 것이 해결되는 리조트 천국
굳이 바다에 나가지 않고도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고급 리조트들이 많다. 대부분의 리조트가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아이들을 맡겨 놓고 부부끼리 여행 분위기를 낼 수 있어 좋다.
니꼬호텔은 고급 이미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바다 전망의 객실(313실)은 파스텔 풍으로 디자인돼 있어 편안한 느낌을 준다. 넓은 발코니에서 바다를 보며 쉬거나 선탠을 할 수도 있다. 어른들도 좋아하는 워터슬라이드를 갖춘 수영장이 돋보인다.
피에스타 리조트는 사이판 관광의 중심인 가라판에 있다. 여성 전용 특실 등 다양한 형태의 객실(416실)이 있다. 오션뷰 스위트룸은 더 호화롭게 리노베이션을 했다. 조경이 잘 된 두 개의 수영장과 2면의 깔끔한 테니스 코트가 있다.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키즈클럽도 운영한다.
사이판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월드리조트는 사이판 유일의 한국계 리조트다. 사이판 최고의 워터파크를 자랑한다. 바다에 나가거나 차를 타고 돌아다니지 않고 리조트 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모든 객실이 오션뷰로 전망이 좋다. 시빅센터 비치에서 스노클링 등 해양레포츠를 즐기며 바다를 만끽할 수 있다.
PIC는 공항에서 5분 거리의 서남쪽 해변에 위치해 있다. 500m 길이의 유수풀,20m의 워터슬라이드 등을 갖춘 워터파크가 좋다. 양궁,미니 골프,암벽타기,테니스,인라인스케이트 등도 별도의 비용 없이 즐길 수 있다. 키즈클럽 프로그램도 잘 알려져 있다. 객실은 좀 낡은 편이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