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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병역 특별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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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병무행정사는 병역기피자들과의 싸움으로 점철돼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60년대는 자진신고와 일제단속을 되풀이하면서 병역의무를 이행토록 유도했으나,별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병역을 마치지 않은 공무원의 강제 해직도 경종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병무비리가 더욱 기승을 부렸다.

    1970년대 들어서면서는 보다 엄격한 단속이 이뤄졌다. 병역기피자들의 취업을 막았고,심지어는 병역기피자를 고용한 사장이 구속되기도 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고위 공직자나 재벌 등 소위 상류층 자제들의 병역의무 이행을 감시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내놓았다. 이들의 병적기록부에 '특'이라는 도장을 찍어 별도로 관리하게 한 것이다. 당사자들의 계속된 반발로 이 특별관리가 없어진 것은 1996년이었다.

    사회지도층 자녀들에 대한 특별관리가 다시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여야 의원 36명은 고위층과 부유층 자녀들의 병역이행 사항을 중점 관리하는 내용의 병역법개정안을 엊그제 국회에 제출했다. 관리대상은 공직자와 일정 수준 이상의 고소득자,그리고 연예인과 프로 운동선수다.

    취지는 분명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책무를 강조하는 것이지만 법안 처리과정에서 논란이 적지 않을 것 같다. 단지 재산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특별관리 대상이 된다는 건 인권침해의 소지가 다분해서다. 지도층의 자제라고 해서 되레 역차별을 당할 경우,위헌 시비도 우려된다.

    병역문제는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다. 잊을만 하면 터지는 지도층 자녀들과 유명인들의 병역비리는 사회를 온통 뒤집어 놓기 일쑤다. 병역을 면제받는 수법도 기발할 정도인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망각한 탓이다.

    유엔군 사령관을 지낸 벤플리트 장군의 아들이 한국전선에서 실종되고,영국 왕실의 해리 왕자가 얼마전 아프간 근무를 마쳤다는 얘기들이 큰 공명이 되어 다가오는 것은,아직도 병역의무를 꺼리는 일부 우리 지도층의 인식과 대비되기 때문이 아닐까.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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