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28일부터 인터넷TV(IPTV) 사업자 접수를 시작하면서 방송통신 융합 시장이 새국면을 맞고 있다. 케이블,위성에 이은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방송시장의 경쟁 구도가 한층 복잡해졌다.

통신사업자들이 방송 시장에 뛰어들면서 방송과 통신 분야 업체들이 칸막이를 걷어내고 무한경쟁을 벌이게 됐다. IPTV는 TV 시청 문화도 바꿔놓을 전망이다. 방송을 시청하다가 궁금한 것이 생기면 곧바로 TV에서 검색하고 구매도 할 수 있는 양방향 서비스가 크게 확대된다.

2011년에는 IPTV 가입자가 600만명을 돌파한다. KT,하나로텔레콤,LG데이콤,오픈TV 등 4개 IPTV 예비 사업자가 28일 방통위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서 제시한 IPTV 가입자 목표를 더한 수치다. 현재 국내 유료방송 가입자가 140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40%가 넘는 사람들이 앞으로 3년 내에 집에서 보는 방송을 IPTV로 전환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목표가 실현될 지는 아직 변수가 많지만 IPTV가 방송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데는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예비사업자들의 사업계획서가 제출되면서 그간 베일에 가려졌던 IPTV 상품 계획의 일부가 공개됐다. 상용화 시기는 10월 초로 잡은 KT가 가장 빠르다. 하나로텔레콤은 연내에,LG데이콤과 다음 주도의 오픈TV는 내년 1월을 각각 상용 서비스 개시 시점으로 제시했다.

IPTV를 통해 볼 수 있는 실시간 채널수는 70~85개 선에서 시작된다. KT는 현재 90여개 PP(프로그램 공급업자)로부터 참여 의향을 타진받았으며 그중 70여개를 선정해 실시간 IPTV 방송을 시작할 방침이다. 하나로텔레콤과 LG데이콤도 70여개 채널로 방송을 시작한다. 오픈TV는 다음의 장점인 인터넷 카페를 채널로 발전시킨 20여개의 전문 채널을 포함,85개의 채널로 선보일 예정이다.

서비스 가격은 상품에 따라 9000~2만원까지 다양한 분포를 이룰 전망이다. KT와 하나로텔레콤은 실시간 방송과 주문형 비디오(VOD)를 결합한 기본형 상품의 가격을 1만원대 중반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LG데이콤은 기본형 상품 가격을 9000원대로,오픈TV는 1만원으로 각각 검토하고 있다. 기본 채널 외에 프리미엄 채널과 서비스를 추가해 상품을 3~4개로 세분화할 계획이다. 최고급형 상품의 가격은 사업자들 모두 2만원 선을 제시했다. 이는 현재 제공되는 디지털 케이블TV와 스카이라이프의 기본형 상품 등과 비슷한 가격 수준이다.

IPTV 상용화의 마지막 난관은 콘텐츠 공급 협상이다. 상용화를 2개월 앞두고 있지만 지상파 방송이나 PP들과의 콘텐츠 공급 협상에서 아직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이미 한 달 전부터 지상파 방송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공급 가격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채널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방통위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서 그간 지상파 방송사와 교환한 의향서만 내놨다. 하나로텔레콤,LG데이콤,오픈TV 등은 아직 실시간 방송과 관련된 협상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IPTV업체들은 보완책으로 TV를 보다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물건을 구매하고 예금을 이체하는 양방향 서비스로 특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박영태/김태훈/안정락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