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코스피지수 1600선이 무너진 이후 한 달 넘게 주가가 하락하는 무기력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증시자금 이탈도 잇따라 하루 거래대금은 지난해의 절반도 안되는 3조원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미국 일본 등 주요 증시는 최근 상승세가 뚜렷하지만 코스피지수는 번번이 반등이 무산되며 연중 최저치로 추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급등같은 내부 리스크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주가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28일 19.77포인트(1.32%) 떨어진 1474.15에 마감해 또 다시 올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로써 코스피는 작년 말에 비해 22.29%나 떨어졌다. 이는 외국인의 매물 공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오랜 주가 조정으로 일반투자자는 물론 기관도 자신감을 잃어 수급구조가 무너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지난 6~7월 두 달 동안 10조원가량을 팔아치운 데 이어 이달에도 3조원어치를 매도했다. 기관은 이달 순매수액이 2조원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기계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프로그램 매수 2조8000억원을 감안하면 사실상 매도우위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대표는 "기관마저 매수에 나서지 않아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5조원을 오르내리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계속 감소해 이날엔 3조3128억원에 그쳤다. 일반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도 8조1024억원으로 급감해 4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스피지수는 해외 증시에 비해 너무 부진하다.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 다우지수는 올 저점보다 6.23% 상승했고,일본(9.08%) 영국(9.01%) 독일(5.36%) 등 선진국과 홍콩(5.47%) 대만(5.55%) 등 아시아 증시도 반등세가 뚜렷하다. 주요 증시 가운데 코스피보다 못한 곳은 올 들어 55.33% 떨어진 중국 상하이지수 뿐이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중국 증시 침체에다 환율 등 금융시장 불안,기업 이익 감소 전망 등으로 주가 반등의 계기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