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그림의 화가' 김창영씨(51)가 3~12일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김씨는 모래가 뿌려진 캔버스 위에 발자국이나 손가락으로 긁은 흔적을 정밀묘사 기법으로 살려내는 극사실주의 작가. 3년 만에 마련한 이번 전시에는 실제와 가상의 세계를 미묘하게 교차시킨 근작 20여점이 걸린다.

바닷가 모래밭을 마주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그의 작품을 통해 최근 주목받고 있는 극사실 회화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는 진짜 모래와 붓으로 그린 모래를 교차시키면서 현실과 가상의 경계 허물기를 시도한 작품.

백사장 같이 서정적인 자연 풍경을 소재로 택했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곧 사실'이라는 믿음을 뒤흔든다. 백사장이라는 환영을 자아내는 자취들은 작가의 손에 의해 탄생된 가상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연의 리얼리티 세계를 미묘하게 응축시키는 방식으로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는 김씨의 작품값은 최근 3년 사이에 2~3배 뛰었다. 현재 100호 크기의 작품이 3000만원을 호가한다.

1980년대 초반 일본으로 건너가 요코하마에서 살고 있는 그는 세계 유수의 아트페어에 참가해 호응을 얻어왔다.

특히 1999년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제4회 샤르자 아트비엔날레에서 대상을 받았다. 현지 왕실박물관에 500호가 넘는 그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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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