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경제, 그루지야 사태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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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지야 사태로 러시아와 서방 간 신냉전 기류가 흐르면서 사이에 낀 동유럽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그루지야는 두 자치공화국과의 휴전협정을 전격 파기하기로 하는 등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보고서를 인용해 "높은 인플레이션 등 내부 악재에 그루지야 사태 등 외부 환경 불안까지 겹치면서 동유럽 경제의 '하드 랜딩'(경착륙)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특히 최근 일부 동유럽 국가 통화는 급격한 가치 하락(평가절하)을 겪으면서 '환율 위기' 가능성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그동안 유로화 강세에 힘입어 급격한 평가절상을 겪은 폴란드 즈워티화와 헝가리 포린트화,체코 코루나화 등이 최근 유로화 약세와 그루지야 사태 등으로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피치는 현재 동유럽 가운데 7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부여하고 있다. 향후 등급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다. 피치가 동유럽 국가신용등급을 평가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우크라이나도 제2의 그루지야로 지목받고 있다. 데이비드 루빈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옛 소련권 국가인 우크라이나도 그루지야와 마찬가지로 전략적 요충지인 데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추진하며 러시아를 자극했다"며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정치ㆍ경제적)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의 PFTS 주가지수는 8월 들어 20%,올 들어선 56%나 추락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그루지야 사태는 더욱 짙은 안개 속으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그루지야는 이날 러시아와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한 데 이어 그루지야 내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등 두 자치공화국과 내전을 치른 뒤 체결한 휴전협정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러시아가 두 자치공화국의 독립을 인정한 데 대한 보복이다. 러시아가 남오세티야에 군사기지를 설치하고,그루지야군이 또다시 전쟁 준비를 하고 있다는 설이 돌면서 두 자치공화국과 그루지야 접경 지역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 정상회담을 개최,그루지야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다.
EU는 그루지야를 침공하고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의 독립을 인정한 러시아에 대한 '처벌적' 조치로 EU-러시아 파트너십 협상의 무기한 중단과 러시아 외교관에 대한 비자발급 제한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한때 러시아 경제 제재 방안이 거론됐으나 일부 회원국의 반대로 강력한 제제 가능성은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ㆍ경제적으로 러시아와 상대적으로 깊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그리스 등이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반면,직접적으로 러시아의 위협을 느끼는 폴란드 등 동유럽 회원국들은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이번 회담에서 한목소리로 '실효적' 조치를 내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보고서를 인용해 "높은 인플레이션 등 내부 악재에 그루지야 사태 등 외부 환경 불안까지 겹치면서 동유럽 경제의 '하드 랜딩'(경착륙)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특히 최근 일부 동유럽 국가 통화는 급격한 가치 하락(평가절하)을 겪으면서 '환율 위기' 가능성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그동안 유로화 강세에 힘입어 급격한 평가절상을 겪은 폴란드 즈워티화와 헝가리 포린트화,체코 코루나화 등이 최근 유로화 약세와 그루지야 사태 등으로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피치는 현재 동유럽 가운데 7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부여하고 있다. 향후 등급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다. 피치가 동유럽 국가신용등급을 평가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우크라이나도 제2의 그루지야로 지목받고 있다. 데이비드 루빈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옛 소련권 국가인 우크라이나도 그루지야와 마찬가지로 전략적 요충지인 데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추진하며 러시아를 자극했다"며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정치ㆍ경제적)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의 PFTS 주가지수는 8월 들어 20%,올 들어선 56%나 추락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그루지야 사태는 더욱 짙은 안개 속으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그루지야는 이날 러시아와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한 데 이어 그루지야 내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등 두 자치공화국과 내전을 치른 뒤 체결한 휴전협정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러시아가 두 자치공화국의 독립을 인정한 데 대한 보복이다. 러시아가 남오세티야에 군사기지를 설치하고,그루지야군이 또다시 전쟁 준비를 하고 있다는 설이 돌면서 두 자치공화국과 그루지야 접경 지역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 정상회담을 개최,그루지야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다.
EU는 그루지야를 침공하고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의 독립을 인정한 러시아에 대한 '처벌적' 조치로 EU-러시아 파트너십 협상의 무기한 중단과 러시아 외교관에 대한 비자발급 제한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한때 러시아 경제 제재 방안이 거론됐으나 일부 회원국의 반대로 강력한 제제 가능성은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ㆍ경제적으로 러시아와 상대적으로 깊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그리스 등이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반면,직접적으로 러시아의 위협을 느끼는 폴란드 등 동유럽 회원국들은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이번 회담에서 한목소리로 '실효적' 조치를 내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