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자동차 딜러인 K씨는 차를 꽤나 잘 파는,이른 바 잘 나가는 영업맨이다. 그런데 이제 갓 마흔을 넘긴 그에게 남모르는 고민이 하나 있었다. 워낙 술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영업을 하다보면 술 먹을 기회가 많은데 좀 과했다 싶으면 다음날 요도가 따끔거리는 것이었다. 그럴 때마다 성병으로 진단받고 요도염 치료를 했으나 차도가 없어 필자를 찾아왔다. 특별한 성접촉이 없었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만성 전립선염이 의심됐다. 정밀검사를 시행했더니 역시 만성 전립선염으로 판정됐다.

전립선염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의 경우 발열과 함께 통증을 유발하는데 흔치 않다. 대부분의 경우가 만성이다. 비뇨기과 내원환자의 15%이상이 만성 전립선염으로 찾아오는 것으로 추정될 만큼 흔한 질환이다. 원인은 세균성 비세균성 전립선통 등으로 분류돼오다가 최근에는 더욱 세분화됐고 이에 따라 치료도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증상으로는 회음부(고환과 항문 사이)나 음경 끝부분의 통증 또는 불쾌감,소변을 보고도 시원치 않은 잔뇨감 등이 흔하게 나타난다.

만성 전립선염은 기본적으로 파트너에게 전염되는 병이 아니다. 그러나 음주나 과로 등으로 염증이 심해지면 염증이 요도로 번지게 된다. 컵에 물이 차면 넘치듯이 전립선염이 요도염으로 확산되면 파트너에게 전염될 수 있다. 따라서 의심되는 성관계가 없었는데도 요도염의 증세가 나타난다면 반드시 전립선염을 갖고 있는지 검사해보는 게 좋다.

K씨는 한 달간의 약물치료와 재발방지를 위한 면역강화치료를 받았다. 워낙 서글서글한 성격탓인지,차를 팔아 볼 계산인지 지금도 가끔 병원에 들르는데 필자가 전립선에 대해 물어보면 씽씽 잘 나간다며 자동차 영업맨 답게 말한다.

50대 이상에서는 전립선염에 전립선비대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에는 소변줄기가 약해지고 밤에도 소변을 보기 위해 한두 번씩 깨는 전립선비대증 증상과 함께 전립선염의 증상들이 나타난다.

전립선비대증은 약물요법과 수술로 치료한다. 약물치료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점 때문에 결국 수술적 방법들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수술법 중 최근 가장 많이 시술되는 것은 KTP레이저다. 요도를 통해 전립선을 절제하는 기존 수술에 비해 출혈이 거의 없어 안전할 뿐 아니라 수술시간도 30분 정도로 매우 짧다. 수술 후 증상이 바로 좋아질 만큼 결과도 좋다. 전립선 증상은 날이 차가워지면 더 심해지는데 전립선 건강에 더욱 신경써야 할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이무연 아담스비뇨기과의원 원장 (www.AdamsClin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