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출고량 국가별 순위에서 3년 만에 대만을 제치고 1위를 되찾았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 서치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업체들의 대형 LCD 패널 시장 7월 점유율이 6월에 비해 1.1%포인트 증가한 43.6%(1523만대)로 조사됐다고 31일 밝혔다.

반면 AUO,CMO,CPT 등 대만 LCD 업체들의 점유율은 전월 대비 1.7%포인트 감소한 43.3%(1512만대)에 그쳤다. LCD 패널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1,2위를 달리고 있다. 대만 업체들은 3~10위권에 폭넓게 포진해 있다.

한국이 국가별 순위에서 대만을 넘어선 것은 PC와 TV 제조업체들이 경기침체로 패널 구매량을 줄이는 과정에서 품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대만 업체들의 물량을 우선적으로 축소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HP다. 이 회사는 최근 대만 업체들로부터 공급받는 모니터용 LCD패널 물량을 30%가량 줄였다. 반면 LG디스플레이에서는 기존과 똑같은 물량을 공급받고 있다.

이 같은 경향은 최근 발표된 2분기 실적에도 나타난다. AUO,CMO,CPT 등은 LCD 경기 악화로 2분기 영업이익이 1분기보다 15~30%가량 떨어졌다. 반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1분기 수준의 영업이익을 유지했다.

구매 차별화 경향이 뚜렷해지자 대만 업체들은 LCD 패널 공급량을 줄이고 있다. 업계 5위인 CPT는 당초 7,8월 두 달 동안만 10% 정도 생산량을 줄일 예정이었으나 9월까지 생산량을 줄이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D램 경기가 악화됐을 때 선두권 업체보다 중위권 업체의 손실이 훨씬 더 컸던 반도체 업계의 선례가 LCD 업계에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며 "향후 한국과 대만 업체들의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