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食客'은 명품고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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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이 고객 끄는데 효과 … 전국각지 돌며 유치전
백화점들이 식당가에 유명 음식점을 유치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백화점 식당가를 이용하는 고객 중 상당수가 명품 이용객으로,이들을 유인할 수 있는 맛집으로 백화점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이 지난 한 해 동안 식당가 이용 고객의 백화점 내 구매상품을 분석한 결과 명품 고객이 3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식품 20%,화장품 7% 등의 순이었다. 백화점 식당가를 이용하는 '식객'은 곧 '명품 고객'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백화점들은 명품고객을 잡을 수 있는 맛집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은 양지리조트 골프장 인근의 유명 메밀국수 전문점인 '메밀꽃 필 무렵'을 신촌점과 천호점에 분점 형태로 입점시켰다. 특히 이 음식점은 전국 100여곳 골프장 클럽하우스에 메밀국수 육수를 공급할 정도로 맛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달 현대백화점 신촌점과 천호점에서 각각 1억원의 매출을 기록,두 매장의 식당가 매출 1위 점포에 올랐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에는 서울랜드 외식사업부에서 운영하는 고급 한식당인 '로즈힐' 분점이 들어와 있다. 20년 요리 경력의 주방장이 전북 순창과 강원 횡성의 1+급 한우만을 사용한 요리를 내놓는 게 특징.이 매장 역시 월 평균 1억5000만원 매출로 목동점 식당가 최고 맛집 자리에 올랐다.
신세계백화점 충무로 본점에 있는 손만두집 '자하'는 백화점 바이어들이 삼고초려 끝에 입점시킨 맛집.서울 부암동 청와대 뒤편에서 18년 만두 전통을 지키려는 이 음식점 주인을 설득하는 데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는 후문이다. 개성식 만두로 유명한 이 음식점은 돼지고기 대신 쇠고기를 넣어 만든 만두 편수와,고기를 넣지 않고 야채만 넣은 소만두 등 다양한 만두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이 백화점 강남점에는 청담동 유명 레스토랑의 요리를 벤치마킹한 유럽풍 시골요리 코너 '르 꼬르동 블루'가 있다. 프랑스 노르망디식 돼지족(足) 요리와 슈크르트 삼겹살,치킨 콩피 등 국내에서 찾기 힘든 메뉴들을 판매해 명소로 떠올랐다. 돼지족 요리는 사과즙과 오렌지즙,화이트 와인,꿀을 섞은 소스에 족발을 일주일간 재웠다가 오븐에 노릇하게 구워낸 프랑스 전통요리 중 하나. 독일인들이 고기와 함께 즐겨먹는 새콤한 맛의 슈크르트란 양배추는 삼겹살과 버무려져 나온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