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자가 그 집에 오래 살았다면 투기 목적이 없는 것으로 봐서 양도세를 대폭 줄여주기로 했다. 1주택자가 이사를 가려 해도 과도한 양도세 부담 때문에 집을 팔지 못하는 부작용을 없애겠다는 취지다.

종합부동산세 과표적용률을 지난해 수준(80%)으로 동결키로 한 것은 과도한 세 부담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다. 재산세 과표적용률(올해 55%)을 지난해 수준인 50%로 낮추는 것과 보조를 맞추겠다는 것이다.

◆장기보유공제 확대+세율 인하

내년 1월1일 이후 1가구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율(보유 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에서 공제하는 비율)이 매년 4%포인트에서 8%포인트로 높아지고,양도세가 면제되는 고가 주택 기준이 시행령 공포일(10월 중순 예상)부터 현행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올라가게 돼 양도세 부담은 크게 줄어든다. 양도세 과표구간과 세율도 내년과 2010년에 단계적으로 낮아져 소득세율(6~33%)과 같아진다.

이에 따라 서울 압구정동 구현대6차 145㎡ 아파트를 2003년 10억원에 매입해 거주 요건을 충족시켜 올해 20억원에 양도하는 경우 현행법대로라면 양도세가 1억6300만원이지만 고가 주택 기준과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이 상향 조정되고 과표구간 조정 및 세율 인하 효과까지 모두 적용되는 2010년에는 8200만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마찬가지로 대치동 은마아파트 85㎡를 1998년 2억원에 매입해 10년을 보유하고 10억원에 파는 경우 양도세는 거주 요건 충족 시 500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98% 줄어들게 된다. 거주 요건을 채우지 못했더라도 양도세는 3500만원으로 기존 1억4300만원보다 76%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

◆종부세 급격한 증가에 '브레이크'

종부세 과표적용률을 55%에서 50%로 낮추는 것은 '올해 종부세 납부분'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공시가격이 2007년 9억1200만원에서 2008년 8억8800만원으로 내렸는데도 종부세는 176만4000원에서 180만원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됐던 압구정동 한양4차 101.09㎡ 아파트 한 채 보유자에게 부과되는 종부세는 158만4000원으로 전년 대비 10.2% 줄어들게 된다. 전체 보유세 부담 역시 재산세(196만원)와 종부세(158만4000원)를 합쳐 지난해(522만5000원)보다 5.86% 인하돼 집값 하락률(-2.6%)보다 보유세 인하율이 커지게 된다.

공시가격이 2007년 8억7200만원에서 2008년 9억1200만원으로 오른 압구정동 신현대12차 전용면적 108.3㎡ 아파트의 경우 개정법이 시행되면 재산세(202만원)와 종부세(176만4000원)를 합쳐 522만5000원으로 지난해(475만3000원)보다 세 부담이 늘지만 현행대로 계산했을 때(585만5000원)에 비해서는 63만원가량 줄어든다. 종부세의 분납 기간도 2개월로 연장하고 나눠서 낼 수 있는 금액 기준도 20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