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마련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은 이번 세제개편안 발표에 맞춰 최대한 절세할 수 있는 투자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용인 수원 등 양도소득세 비과세 거주요건이 강화되는 지역에서 기존 주택을 매입하려는 무주택자들은 제도 시행 전까지 매입을 서둘러야 한다. 또 여러 채를 매입하기보다는 투자가치가 좋은 집 한 채,즉 '똑똑한 집 한 채' 마련이 세금 측면에서 유리하다. 이미 다주택 투자자들은 매도 대신 세율이 완화된 증여를 고려해볼 만하다.

◆용인 수원에서 기존 주택 사려면 서둘러야

이번 세제개편에서는 양도세 과세제도가 전반적으로 완화됐지만 유독 1가구1주택 비과세 요건 중 거주요건만은 강화됐다.

기존 서울과 과천,그리고 분당 등 5개 신도시뿐만 아니라 수도권 모든 지역과 지방에서 3년 이상 보유하더라도 최소 2년 이상 살지 않으면 1가구1주택 양도세 비과세 요건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용인 수원 성남 등 새로 거주요건이 강화된 지역에서 기존 주택을 매입하려는 수요자들은 매입을 서둘러야 한다. 거주요건 강화는 '공포일 시행 이후 최초로 취득해 양도하는 분'부터 적용되기 때문이다. 반면 이들 지역이나 광교.판교신도시 등에서 신규로 청약을 받으려는 수요자들은 사실상 거주요건 강화를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취득일은 분양계약일이 아니라 잔금납입일(또는 등기신청일)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 청약을 준비해온 수요자들은 실거주가 힘들 경우 청약을 다시 생각해볼 만하다. 직장이 멀다고 새로 분양받은 단지를 전세 내주고 서울 등에서 살면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채울 수 없어서다.


◆싼 집 여러 채보다 비싼 집 한 채가 낫다

세제개편으로 주택 여러 채를 보유하기보다는 고가라도 1개 주택을 보유하는 것이 유리해졌다. 1가구1주택 비과세 요건을 적용받는 고가주택 기준이 6억원 초과에서 9억원 초과로 상향조정됐기 때문이다.

강북에서 4억원짜리와 5억원짜리 등 주택 두 채를 보유한 투자자는 이 가운데 한 채를 팔 경우 양도세 50%가 중과되지만 강남에서 9억원짜리 주택을 보유한 투자자는 3년 보유 및 거주요건만 갖추면 양도세가 비과세된다. 더욱이 주택 한 채의 값이 9억원을 넘더라도 1가구1주택에 대한 양도세 세율 및 과표구간이 하향 조정된 데다 장기보유특별공제도 확대돼 세금 부담이 크게 줄었다.

다만 지방광역시에 주택을 보유한 투자자의 경우 양도세 중과에서 제외되는 저가주택 기준이 기존 공시가격 1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상향조정돼 다주택이라도 비과세 혜택 범위가 커졌다. 즉 공시가격 5억원짜리 서울 주택과 3억원짜리 부산 주택을 보유한 사람은 기존에는 서울 주택을 팔 경우 양도세율 50%를 적용받았지만 앞으로는 부산 주택이 중과 배제대상이 돼 일반세율(9~36%)로 양도세를 내면 된다.

◆매도 대신 증여가 경제적일 수도

집을 팔려는 다주택자들은 매도 대신 자녀 등에게 증여하는 방안이 더 경제적일 수 있다. 증여세율이 기존 10~50%에서 내년에는 7~34%,2010년에는 6~33%로 완화되기 때문이다.

반면 다주택자가 집을 팔면 50~60%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다만 자녀가 증여를 받은 후 5년 내에 다른 사람에게 팔면 이는 애초에 양도를 목적으로 한 것으로 간주,증여세가 취소되고 양도세가 부과되므로 유의해야 한다.

지방광역시나 지방에서 1채 이상 보유하고 있다면 양도세 절감을 위해 임대사업자 등록을 고려해볼 만하다. 기존에는 5채 이상의 85㎡ 이하 주택을 10년 이상 임대해야 양도세 중과에서 제외됐지만 앞으로는 1채 이상의 149㎡ 이하 주택을 7년 이상 임대하면 되기 때문이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