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은 대표적 굴뚝산업이다. 덩치가 크다 보니 오염물질 배출량도 적지 않다. 유화 등 다른 장치산업과 함께 대표적 공해산업으로 꼽히는 이유다.

현대제철이 이런 오명을 벗기 위해 1일 '녹색경영'을 화두로 내세웠다. 충남 당진에 짓고 있는 연산 800만 t 규모의 대형 일관제철소를 '친환경 제철소'로 꾸며 '저탄소 녹색성장'의 모범사례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제철의 당진 제철소는 2010년 완공된다.

현대제철은 원료부터 철강 부산물까지 전 공정에 걸쳐 친환경 기술을 도입해 오염 물질을 원천적으로 제거해 나갈 방침이다. 이 회사가 내세우는 대표적 친환경 설비는 '밀폐형 저장고'.원형과 선형 두 가지 모양의 저장고에 철광석과 유연탄을 보관,먼지가 날리는 것을 최소화한다는 복안이다.

회사 관계자는 "실내에 원료를 보관하면 환경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원가절감 차원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바람이나 비로 인한 원료의 감소가 적고 변질도 막을 수 있다. 똑같은 면적에 더 많은 원료를 부려 놓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현재 밀폐형 저장고의 공사 진행률은 45% 선.당진 제철소의 모든 설비 가운데 가장 빠른 진척률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친환경 제철소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는 게 현대제철의 설명이다.

'굴뚝 자동 측정장치(TMS)'도 주요 친환경 설비 가운데 하나다. 현대제철은 이 설비를 통해 배기가스 오염 정도를 실시간으로 감시ㆍ관리한다.

오ㆍ폐수 처리시설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화학 및 생물학적 처리는 물론 미세한 불순물까지 잡아내는 고도처리시설까지 동원할 계획이다. 오염 성분을 제거한 오ㆍ폐수는 해안선에서 300m 떨어진 해저에 방류한다. 에너지 및 부산물을 재활용하는 설비도 꼼꼼하게 마련 중이다. 일관제철소 주요 생산공정에서 발생할 가스와 열기를 최대한 모아 자체 발전소를 가동하는 동력으로 사용하고 고로와 제강설비 등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부생(副生)가스 역시 전기를 뽑아내는 데 재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단순히 일관제철소를 지어 외형적 성장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최우선으로 하는 세계 최고의 친환경 제철소를 만들겠다는 게 최고경영진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