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투자심리는 완전히 '패닉'상태에 빠졌다. 1일 코스피지수는 59.81포인트(4.06%)나 급락해 세계 주요 증시에서 하락폭이 가장 컸다. 작년 3월14일(1407.37) 이후 최저치며,하락률은 지난 1월22일(-4.43%)에 이어 올 들어 2번째로 컸다. 코스닥지수는 무려 6.61%나 빠져 연중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경기가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권에 있다지만 최근 지수 낙폭은 지나치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미 투자자들이 심리적 공황상태에 접어들고 있어 '9월 위기설'의 진위를 확인한 후에나 반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국내 기업의 펀더멘털이나 상대적 주가 수준에서는 충분히 매수할 만한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패닉상태에서 투매하고 있는 만큼 지수의 저점을 말하는 것은 의미없지만 현 국면이 과매도 상태에 있다고 진단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최근 코스피지수 하락은 투자자들이 패닉상태에서 매물을 쏟아냈기 때문"이라며 "냉정하게 보면 저평가 국면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추가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기업들의 순이익 증가율이 제로상태라고 가정하더라도 정상적인 저점은 1320선"이라고 진단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4월 이후 코스피지수가 유동성으로만 오른 만큼 그 당시 수준까지는 다시 하락할 수 있다"며 1350선에서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9월 위기설'이 진정되고 환율이 다시 적정 수준으로 내려가면 의외로 빨리 반등 시기가 올 것으로 분석했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8월의 무역수지 적자 규모와 환율 안정 등이 확인되면 저가 매수 세력이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해 싸졌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4분기 중에는 반등의 계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수가 의미있는 반등을 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김학주 센터장은 "사태를 크게 반전시킬 만한 모멘텀이 없는 것이 문제"라며 "결국 경기가 회복되는 내년에나 주가도 의미있는 반등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전망이 밝지는 않지만 추가 하락 위험은 크지 않은 만큼 당분간 매도를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또 가격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된 만큼 추가 하락 시 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이종우 센터장은 "향후 국내 경기 둔화가 우려되기는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주식을 매도하는 것은 뒤늦은 대응에 불과할 뿐"이라며 "1300대에선 매수를 하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신규 매수는 자제하되 우량주는 보유하고 있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장인환 사장은 "만일 1400선이 무너진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절호의 매수 기회"라며 "낙폭이 큰 우량주를 우선 매수하라"고 권했다.

홍성국 센터장과 김학주 센터장도 대형 우량주와 경기방어주 주가연계증권(ELS) 등 가격안정성이 높은 주식이나 상품을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종우 센터장은 "주도주 없는 장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저가 중소형주에 관심을 갖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김태완/김재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