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을 대표하는 인터넷 관련주들이 올 들어 크게 하락하면서 코스닥지수를 주도적으로 끌어 내리는 모습이다. 경기 둔화로 온라인 광고시장에 대한 성장성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게 부진의 주된 이유다. 여기에 정치권이 포털의 뉴스 서비스를 언론 영역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인터넷 포털에 대한 규제 강도가 세지는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인터넷주가 과거와 같이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가지는 못 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고 있는 인터넷주가 향후 반등 국면에서는 상승세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 인터넷株 줄줄이 신저가…코스닥 하락 이끌어

3일 오후 2시 3분 현재 NHN은 전날보다 4500원(3.31%) 오른 14만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까지 나흘 연속 하락하는 급락세를 보였으며 전날 장중 한때 12만95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26일 주가가 30만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 하면 반토막도 안되는 수준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 SK컴즈, 웹젠 등도 최근 선저가를 기록했다.

인터넷주의 끝모를 주가 하락은 무엇보다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가 할증 요인이 됐던 검색광고 부문의 성장률이 추세적인 하락세를 보이면서 높은 성장성이 반영됐던 주가가 빠지기 시작했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 할 수 있는 논리가 사라졌다는 얘기다.

여기에 경기 둔화로 광고시장이 전반적으로 얼어붙고 있는 점도 악재다. 올 상반기 국내 GDP 성장률은 5.3%를 기록한 반면, 방송 ㆍ신문ㆍ온라인 등 주요 매체의 광고비는 전년동기 대비 0.2% 줄었다. 8월에 베이징 올림픽 특수가 있기는 했지만 하반기는 경기 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커 광고시장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설상가상으로 정부ㆍ여당이 인터넷 관련 업체들에 규제의 칼날을 들이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 회에서 포털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자 정치권은 9월 정기 국회에서 신문법을 개정, 포털을 언론 영역에 포함하려 하고 있다. ' 포털 길들이기'라며 야당과 누리꾼, 시민단체 등이 반대하고 있으나 여당이 국회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규제 현실화 가 능성은 높아 보인다.

◆대표주 면모 보일까

성장세가 예전만 못 한 것은 사실이나 증시 전문가들은 인터넷주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승철 솔로몬증권 연구원은 "검색광고를 포함한 온라인 광고 시장의 성장이 둔화된 것은 맞지만 성장 모멘텀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여전히 성장성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지난 2분기 검색광고 성장 둔화는 시장 포화로 인한 것이 아니라 촛불집회 등 돌발요인에 의한 일시적 현상"이라며" 무엇보다 온라인으로 광고 시장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은 온라인 광고 성장 모멘텀을 매력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근거"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인터넷 광고는 전년동기 대비 30% 가량 성장하며 방송 신문 등 다른 매체 광고 성장률을 압도했다.

규제 관련 리스크도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닌데다 예상보다 강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찬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 기업에 대한 규제는 전무하다"면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외치고 있는 정부가 이를 무시하고 높은 수준의 규제안 을 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국내 포털을 압박하게 되면 구글이나 야후 등 유독 한국에서 힘을 못 쓰고 있는 해외 유명 포털이 점유율을 높이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악재 대부분이 반영된 주가 수준은 비교적 사기에 부담없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일 현재 올 예상 주가수익비율은 NHN 18.6배며, 다음 13배, 네오위즈게임즈 9배, CJ인터넷 9.4배 등이다. 반면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대표적인 인터넷주 구글은 23.5배며, 야후 30.4배, 바이두 69.8배다.

이창영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포털의 근본 체력이라 할 수 있는 트래픽 상승은 견조하다"면서 "대기업의 인터넷 광고집행 비율 증가, 고가의 동영상 광고상품 증가 등을 고려하면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 1위 업체에 '눈길'

증시의 부침이 심할때에는 업종 대표주가 안정적 대안으로 꼽힌다. 어려울수록 경쟁력을 못 갖춘 작업 업체가 더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인터넷 업종도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찬석 연구원은 "경기 둔화 시기에 광고주들은 효율성이 높은 1위 미디어를 선호한다"면서 NHN이 광고 시장에서 영향력을 계속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규제 관련 불확실성이 NHN 주가에 불화실성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실적이 4분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NHN에 대해 '매수' 추천했다.

대우증권은 게임주 1위 업체 엔씨소프트를 유망 종목으로 추천했다.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원은 "대작 게임인 '아이온'이 4분기 초반 오픈베타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지금 시점에 엔씨소프트를 매수하면 4분기로 예정된 '아이온'의 국내 상용화 모멘텀과 2009년 상반기 중국 상용화 모멘텀이라는 두 번의 주가 상승 기회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