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북디자인 보러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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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디자인'이 실용예술의 한 영역으로 국내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역사는 10년 남짓이다. 그러나 조선시대만 해도 책의 겉장에 아름다운 문양을 박은 능화판(菱花板)이 널리 쓰였고,국왕이 내리는 책봉문서나 공신교서,임금의 초상인 어진과 어필,국가기록물 등을 화려하게 장식해 보존했다.
한국ㆍ중국ㆍ일본의 옛 서화(書畵)ㆍ서책(書冊) 장식예술을 보여주는 전시회가 마련된다. 5일 경복궁 내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개막되는 '꾸밈과 갖춤의 예술,장황' 특별전이다.
'장황'이란 서화와 서책을 보존하고 장식하는 기술을 뜻하는 용어.일제강점기 이후 '표구(表具)'나 장정(裝幀)이라는 말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중국에선 한대(漢代)에 비단과 종이가 글과 그림의 바탕으로 사용되면서 장황이 시작됐고,조선 왕실에서는 서화ㆍ서책ㆍ서지(書誌) 등의 장황이 실용성을 넘어 격조 높은 장식예술로 완성됐다.
이번 특별전은 조선 왕실과 청나라 황실,일본 근세 상류사회에서 제작ㆍ감상했던 전통 장황의 다양한 형식을 살펴볼 수 있는 두루마리ㆍ족자ㆍ첩ㆍ책ㆍ병풍 등을 다채롭게 선보이는 자리.고궁박물관과 중국 베이징 고궁박물원,일본 규슈국립박물관 소장 문화재 150여 점이 전시된다. 한국 유물로는 국보 제131호인 '조선태조호적원본'과 보물 제931호인 '조선태조어진'을 비롯해 왕실의 책봉 문서인 '교명(敎命)',왕실족보인 '선원록',왕들의 주요 업적을 기록한 '국조보감',왕이 남긴 글과 글씨 등 장황 예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문화재들이 대거 등장한다. 장황에 쓰인 전통 종이와 다양한 무늬 비단,독특한 짜임의 끈과 매듭 등도 선보인다.
또 중국에서는 장황 예술을 집대성한 30세 무렵 평상복 차림의 강희제 초상을 세 가지 색갈의 비단으로 꾸민 3색 족자에 안치한 '강희편복사자상'을 비롯해 화려함과 권위를 드러내도록 장식한 건륭제의 서화 작품 상자 등을 들여왔고,규슈박물관 소장품으로는 '쓰시마 종가(對馬宗家)' 문서류가 주목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