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프로골퍼들이 와인 비즈니스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매너와 품격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골프와 와인의 궁합이 잘 맞기 때문.예전에는 단순히 이름만 빌려줬지만 최근에는 골퍼들이 직접 와인 컨셉트를 결정하거나 테이스팅 소감을 제조 과정에 반영하고 영업에도 적극적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집에 와인 3500여병을 보관할 만큼 마니아인 그레그 노먼.그는 1990년대 중반부터 '베링거 블라스'라는 업체와 함께 호주 남부 라임스톤 해안가에서 자신의 아이콘인 '백상어'가 표시된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어니 엘스는 남아공 스텔렌보스에 와이너리를 만들고 '어니 엘스 스텔렌보스'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이 와인은 20개월 이상 숙성을 거친 프랑스 보르도 풍이어서 엘스의 스윙처럼 균형 잡힌 '명품 와인'으로 꼽힌다.

캘리포니아주 나파밸리에 와이너리를 갖고 있는 아놀드 파머는 미국 내 60여곳에 영업망을 두고 활발한 와인사업을 펼치고 있다. 파머는 제조 과정에서 직접 블렌딩에 참여하고 병입할 때도 최종 의견을 낸다. 평소 그의 성품을 반영한 듯 고가 와인보다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대중적인 와인을 추구한다.

또 마이크 위어는 고향인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마이크 위어 에스테이트 와이너리'를 설립했고,와인 수익금 전액을 '마이크 위어 재단'에 기부해 불우 어린이 돕기에 써 눈길을 끈다.

레티프 구센은 카베르네 소비뇽과 쉬라즈를 절반씩 혼합해 24개월간 숙성시킨 '더 구스(The Goose) 와인'을 만들었고,'스윙 머신' 닉 팔도는 호주 '카트눅 에스테이트'에서 자신의 이름이 딴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이 외에 존 댈리,프레드 커플스,루크 도널드,더피 월도프 등도 와인사업에 나서고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