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전호흡에 정통한 아마추어 골퍼 L씨는 골프 스윙에서 핵심은 '숨을 멈추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숨을 어드레스 때 들이쉰 뒤 백스윙과 다운스윙 초기까지는 멈추고 임팩트 순간 내쉬라"고 설명한다. 골프뿐 아니라 테니스 사격 양궁 역도 등에서도 선수들이 임팩트 순간에 숨을 내쉰다고 덧붙인다. 스윙 도중 숨을 쉬면 몸이 움직이고 평정심을 잃을 수 있다는 논리다.
지난달 31일 끝난 조니워커블루라벨오픈에서 5년 만에 우승 감격을 맛본 강 프로는 예전엔 등산을 했으나 요즘엔 명상과 단전호흡으로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고 한다. 그에게 '스윙 중 숨을 쉬는가,안 쉬는가'하고 묻자 "당연히 숨을 안 쉰다"고 대답했다. 단 그것을 의식해서는 안 되고 자연적으로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의식하지 않는 수준까지 되려면 조금은 훈련이 필요할 듯하다.
펠즈도 강 프로와 비슷한 주장을 한다. 그는 "나와 함께 한 많은 프로들이 퍼트를 앞두고 연습 스윙을 할 때는 평상시처럼 숨을 쉬지만,실제 스트로크를 할 때에는 숨을 내쉰 상태로 가만히 있는다. 그들은 호흡에 대해 특별히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스트로크를 하는 동안 몸을 가만히 있도록 집중하는 것처럼 숨도 멈춘다"고 말한다.
요컨대 실제 스윙을 할 때에는 숨을 멈추는 것이 몸을 차분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다만 그것을 의식적으로 할 때 보다는 몸에 밴 상태에서 저절로 해야 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스윙 중 호흡은 드라이버샷과 퍼트가 약간 다를 수 있다. 드라이버샷을 할 땐 스윙 시작 후 다운스윙까지 숨을 멈췄다가 임팩트 순간 숨을 내뿜는 것이 폭발력을 높일 수 있는 반면 퍼트는 스트로크 직후까지 숨을 잡아두는 것이 볼을 원하는 곳으로 보내는 길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