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와 디지털 기기의 장점을 합한 '디지로그 상품'이 인기를 끌 것이다. "

이명우 레인콤 사장(54)은 4일 기자와 만나 "디지털 기기들이 복잡해지면서 소비자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 같은 전망을 내놓았다.

이 사장은 "예전 아날로그 라디오에 부착돼 있던,돌려서 방송 주파수를 맞추는 휠 방식의 스위치를 사용한 PMP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전자제품 전시회인 'IFA 2008'에 내놓은 것도 '디지로그' 트렌드를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MP3와 MP4플레이어 등의 소형 디지털 기기는 손목시계가 '시간을 알려주는 기계'에서 '패션 아이템'으로 성격이 바뀐 것과 똑같은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션 아이템 성격이 강한 제품의 예로 미키마우스 모양을 한 소형 MP3플레이어 '엠플레이어 아이즈'를 들었다.

그는 "전체 고객의 20% 이상이 이 제품을 두 개 이상 한꺼번에 구매한다"며 "여러 개를 구매하는 이유를 물으면 '옷 색깔에 맞추기 위해서'라는 대답이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하기 위해 소형 디지털 기기를 여러 개 보유하는 트렌드는 레인콤에 새로운 기회 요인"이라며 "이미 애플사의 아이팟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이 레인콤의 아이리버를 추가 구매하도록 만드는 마케팅 전략을 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레인콤의 매출을 지난해의 3배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비전도 공개했다. 그는 "지난해 1700억원의 매출을 나타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며 "현재 20%에 불과한 수출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이면 4년 후 매출 5000억원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 북미총괄 상무와 소니코리아 대표 등을 거쳤으며 지난해 9월부터 레인콤 사장을 맡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