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의 대주주인 벨기에 인베브가 오비맥주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면서 주류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과 함께 기린,아사히 등 일본 대형 맥주업체들이 오비맥주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업계가 한층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년 만에 다시 매물로 나오나

로이터통신은 세계 최대 맥주업체 인베브가 '버드와이저'로 유명한 미국 안호이저 부시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오비맥주를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지난 2일 보도했다. 도이치뱅크와 JP모건체이스가 매각 주간사를 맡아 인베브의 안호이저-부시(버드와이저 생산업체)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오비맥주 매각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대금은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 정도라고 이 통신은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인베브가 안호이저-부시 인수와 관련해 오비맥주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오비맥주가 매물로 인수합병(M&A)시장에 다시 나올 경우 1998년 두산그룹이 벨기에 인터브루(인베브의 전신)에 매각한 지 10년 만에 재매각되는 것이다.

이 같은 외신보도에 대해 오비맥주 측은 "인베브 본사로부터 오비맥주 매각계획이 전혀 없음을 확인했다"며 "매각 계획 관련 (외신)기사는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롯데.일본 맥주업체들 눈독

외신들은 오비맥주의 인수 후보로 기린,아사히 등 일본 맥주업체와 제휴를 맺고 있는 한국 업체를 거론해 관심을 끌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한국 업체 또는 일본 기린이나 아사히와 한국 업체 간의 제휴선에 매각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업계에서는 일본 아사히와 합작관계인 롯데그룹이 인수를 주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돌고 있다. 롯데는 오비맥주 매각설이 나올 때마다 인수 1순위로 꼽힐 만큼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2001년 계열사인 롯데칠성을 앞세워 카스맥주 인수를 시도하는 등 일찌감치 맥주사업 진출을 검토해 왔다. 또 2006년에도 오비맥주 인수를 위해 롯데칠성 내에 태스크포스팀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차익 1조5000원 넘을 듯

인베브는 1998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총 9700억여원을 들여 오비맥주 지분 100%를 두산으로부터 인수했다. 여기에다 2004년 회삿돈으로 대주주 지분을 사들여 소각하는 유상 감자(자본금 줄임)를 통해 투자 원금 중 1600억여원을 회수한 것을 감안하면 인베브의 실질적인 투자금액은 8100억여원이다. 따라서 외신보도대로 20억달러 선에 매각될 경우 인베브의 오비맥주 투자 차익은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윤성민/김진수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