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외환당국의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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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요동치기 직전인 지난주 금요일(8월29일) 저녁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들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였다.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는 환율이 주말이 지나면 어떻게 움직일지 답답한 마음에 서로 개인적인 생각이나 들어보기 위해 가볍게 만난 자리였다. 이날 환율은 하루에 7.2원 오르면서 1089원으로 마감했다.
의견은 반반으로 갈렸다. "(1100원이) 뚫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정부의 의지를 믿어보자"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모임은 결론 없이 끝났고 다들 불안한 전망을 안고 헤어졌다.
주말이 지나 9월 첫 날 월요일.환율은 이날 하루에만 27원 폭등했다. 선제적인 정부 대응을 기대했던 딜러들 사이에서 장탄식이 흘렀다. 환율은 이후 3일까지 하루 평균 20원꼴로,사흘간 59.5원이나 폭등했다.
이 와중에 정부 고위 당국자의 오락가락한 멘트는 시장에 불을 질렀다. 1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개입을 확실히 하겠다"고 했지만 다음 날 이성태 한은총재는 "상승 압력이 당분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시장에서) 어느 정도 받아줘야 한다"고 뒤집었다. 정부 내 혼선이 외환시장에 노출되자 이날 환율도 장막판 급등세로 돌변하면서 또 한번 수직상승했다.
이에 대해 딜러들은 "정부가 시장에 대한 두려움,외환보유고 감소에 대한 정치적 부담,일부 여론의 위기조성에 대한 압박 속에서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용인하지 않겠다','좌시하지 않겠다'는 으름장만 놓고 있을 뿐 냉정하게 외환수급 상황을 전망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통해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정부의 대응능력에 의구심을 갖지 마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을 뿐 정부 대응의 한계가 간파당하면서 시장 균형자의 역할에 대한 의지가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한 딜러는 "지금부터라도 정부가 달러 수요의 본질과 과잉 위기의식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분명한 해결의지,시장기능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심기 경제부 기자 sglee@hankyung.com
의견은 반반으로 갈렸다. "(1100원이) 뚫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정부의 의지를 믿어보자"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모임은 결론 없이 끝났고 다들 불안한 전망을 안고 헤어졌다.
주말이 지나 9월 첫 날 월요일.환율은 이날 하루에만 27원 폭등했다. 선제적인 정부 대응을 기대했던 딜러들 사이에서 장탄식이 흘렀다. 환율은 이후 3일까지 하루 평균 20원꼴로,사흘간 59.5원이나 폭등했다.
이 와중에 정부 고위 당국자의 오락가락한 멘트는 시장에 불을 질렀다. 1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개입을 확실히 하겠다"고 했지만 다음 날 이성태 한은총재는 "상승 압력이 당분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시장에서) 어느 정도 받아줘야 한다"고 뒤집었다. 정부 내 혼선이 외환시장에 노출되자 이날 환율도 장막판 급등세로 돌변하면서 또 한번 수직상승했다.
이에 대해 딜러들은 "정부가 시장에 대한 두려움,외환보유고 감소에 대한 정치적 부담,일부 여론의 위기조성에 대한 압박 속에서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용인하지 않겠다','좌시하지 않겠다'는 으름장만 놓고 있을 뿐 냉정하게 외환수급 상황을 전망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통해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정부의 대응능력에 의구심을 갖지 마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을 뿐 정부 대응의 한계가 간파당하면서 시장 균형자의 역할에 대한 의지가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한 딜러는 "지금부터라도 정부가 달러 수요의 본질과 과잉 위기의식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분명한 해결의지,시장기능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심기 경제부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