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야 사태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가 카프카스 및 인접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에너지 쟁탈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루지야와 아제르바이잔(아제르) 등이 있는 카프카스 지역에는 중앙아시아 원유 및 가스의 유럽행 수송관이 지나고 있고,중앙아시아에는 아제르와 카스피해를 사이에 둔 카자흐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 등 자원부국이 자리잡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딕 체니 미 부통령은 러시아의 반발 속에 3일 아제르 방문을 강행했다. 체니 부통령은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 대통령과 아제르에서 활동 중인 BP와 셰브론 등 석유회사 관계자를 만날 예정이다.

체니 부통령은 아제르 당국에 러시아 대신 그루지야를 경유하는 수송관을 통해 원유와 가스를 유럽에 수출하도록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체니 부통령은 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강력히 지지하는 러시아 비(非) 경유 가스관인 '나부코' 건설사업에 대한 아제르의 지지를 확고히 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3300㎞에 달하는 '나부코' 가스관은 아제르에서 출발,터키와 발칸지역을 거쳐 오스트리아로 연결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지난 2일 우즈베키스탄을 전격 방문,에너지 및 군사 협력에 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루지야 전쟁을 진두 지휘한 푸틴 총리가 우즈벡을 방문한 것은 미국에 화해 손짓을 하는 우즈벡을 러시아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라고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진단했다. 우즈벡을 찾은 푸틴 총리는 새로운 가스관 건설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러시아와 카자흐,투르크멘은 작년 5월 카스피해 연안 가스관을 건설키로 합의했지만 카자흐와 투르크멘 사이에 있는 우즈벡은 이 가스관 건설에서 제외됐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