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 음성통화 허용… 내달부터 인터넷전화 번호이동

방송통신위원회가 4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밝힌 업무보고의 골자는 가계 통신비 부담 경감과 투자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다. 내년께 제4 이동통신사를 선정하는 한편 휴대인터넷 와이브로에 휴대폰처럼 음성통화 기능을 허용하고 신규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방통위는 인터넷TV(IPTV) 등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 활성화를 통해 2012년까지 116조2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29만1000개의 일자리를 새로 창출할 계획이다.

◆제4 이동통신사업자 나온다

방통위가 새 이통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제4 이통사업자를 선정해 800㎒(메가헤르츠)와 900㎒ 대역의 우량 주파수를 배정하는 방안이다. 800∼900㎒ 주파수는 기지국 설비투자가 적게 들어 황금주파수로도 불린다.

SK텔레콤이 2세대 이동통신용으로 쓰고 있는 800㎒는 가입자들이 3세대 이통서비스(2기가헤르츠 대역)로 옮겨가면서 회수 가능한 여유대역이 많다. 공공기관이 활용하는 900㎒ 대역에도 여유가 있어 재배치가 가능하다. 방통위는 내년에 일부 대역을 회수해 신규 사업자나 후발사업자에게 우선 배분하고 2011년 6월부터 사용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내년에 800㎒나 900㎒ 대역의 이동통신사업자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두 번째는 음성통화 기능이 되는 와이브로로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통신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이다. 시속 120㎞로 달리는 자동차나 기차 안에서도 초고속인터넷을 쓸 수 있는 와이브로의 경우 하나로텔레콤이 이미 사업권을 포기,여유 주파수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방통위는 기존 이동통신사업자에게 와이브로 사업권을 줄 경우 투자에 소극적일 수 있다고 판단,새로운 통신사업자에게 사업권을 주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신용섭 방통위 통신정책국장은 "새로운 이동통신사업자가 나오면 이통시장의 경쟁이 가열돼 자연스럽게 통신비 인하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자 수를 늘려 높은 가계통신비를 낮추고 한국이 독자 개발한 와이브로 활성화로 투자도 유도하겠다는 다목적 포석이다.

방통위는 또 집전화 번호 그대로 요금이 싼 인터넷전화에 가입할 수 있는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도 내달부터 시행키로 했다. 지난해 7조원대였던 와이브로와 인터넷전화 등 신규 서비스 투자규모를 2012년 9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IPTV로 3만6500개 일자리

방통위는 10월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는 실시간 IPTV를 3년 내에 전국에 서비스되도록 할 방침이다. 2011년까지 120억원을 들여 교육,교통정보,민원발급 등 공공 분야 시범서비스도 개발한다. 지상파방송과 채널사용사업자(PP)들의 참여가 부진한 점 등의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 내년에 IPTV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방통위는 IPTV가 성공적으로 도입되면 앞으로 5년간 8조9000억원의 생산유발과 3만6500명의 고용 창출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방향 교육 서비스가 도입돼 사교육비 절감 효과가 2012년에는 1조4356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보고를 받고 "방송통신 융합의 첫 단추인 IPTV가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며 "우선 중국과 IPTV 분야 협력을 위한 구체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신문.방송 겸영 허용

방통위는 여론 수렴을 거쳐 보도.종합편성 PP의 겸영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신문과 방송의 겸영 금지를 풀겠다는 뜻이다.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의 독점체제로 인한 방송광고 가치 저평가,연계 판매 등의 문제점 개선을 위해 내년 말까지 민영 미디어렙을 신설키로 했다.

박영태/김태훈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