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눈밭에서 스키를 즐긴다? 뚱딴지 같은 소리가 아니다. 두바이에서라면 가능한 일이다.

사실 두바이에서는 모든 게 가능하다. 두바이는 지금 '실패를 제외한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경계 없는 상상력을 밑그림으로 한 관광도시로 천지개벽하고 있다. 300여 개의 인공섬으로 조성하는 '더 월드',63빌딩 세 개보다 더 높은 빌딩 '버즈 두바이'로 상징되는 대역사가 진행 중이다. 그래서 도시는 곳곳이 공사판이다. 사람들은 그래도 두바이로 향한다. 그 변신의 미래를 가늠하고 이미 완공된 시설의 지상 최고의 서비스를 경험하기 위해서다.

■7성급 서비스,버즈 알 아랍 호텔

두바이 여행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은 버즈 알 아랍 호텔이다. 독특한 디자인과 서비스로 7성급으로 인정받는 호텔이다. 호텔은 주메이라해변에서 280m 떨어진 인공섬에 자리하고 있다. 28층 321m 높이로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보다 높다. 외부 디자인이 독특하다. 바다를 항해하는 요트를 닮았다. 해가 지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조명이 환상적이다. 202개의 전 객실은 1층과 2층이 트인 복층 구조의 스위트룸으로 호화로움을 자랑한다.

1층 로비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형태다. 꼭대기 층까지 뻥 뚫린 로비가 시원하다. 기둥 등에 입힌 금박은 장중하면서도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해 그냥 있어도 대접받는다는 느낌이 든다. 숙박객 한사람 한사람을 맡아 챙기는 버틀러(집사)서비스도 자랑이다.

비싼 게 당연하다. 하룻밤을 자는 데 1000달러에서 1만8000달러를 내야 한다. 숙박이나 식사 예약 없이 구경만 하려고 해도 우리돈으로 7만원 정도를 내야 한다. 그래서 호텔 입구 경비실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돌아가는 관광객들이 많다.

■두바이의 캐리비안베이인 와일드 와디

버즈 알 아랍 맞은편 해변에 주메이라 비치 호텔이 있다. 버즈 알 아랍이 돛을 펼친 요트라면 주메이라 비치 호텔의 외형은 일렁이는 파도를 연상케 한다. 와일드 와디가 호텔 옆에 있다. 우리나라 물놀이 공원의 대표격인 캐리비안 베이와 비슷한 물놀이 테마파크다. 인공 파도풀과 짜릿한 슬라이드 등을 즐길 수 있다. 24개의 워터라이드 중 16개가 서로 연결돼 있어 물밖으로 나올 필요가 없다. 숙박객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호텔 앞 전용해변의 새하얀 비치 파라솔 풍경이 낭만적이다. 1㎞쯤 뻗어 있는 해변은 아랍 전통양식으로 디자인된 호텔 메디나 주메이라로 이어져 있다.

■사막에서 즐기는 스키 두바이와 쇼핑

스키 두바이는 두바이 최대의 쇼핑몰인 에미레이트몰 안에 있는 실내 스키장이다. 축구장 세 개 크기인 2만2500㎥ 규모로,6000t의 인공눈을 뿌려 만드는 5개의 슬로프가 있다. 슬로프 최대 길이는 450m,최고 높이는 85m로 실제 스키장에서의 활강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실제 스키장과 마찬가지로 리프트가 설치돼 있다. 스키를 타지 못하는 어린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3000㎡ 크기의 스노파크 등 놀이시설도 있다.

골드수크(금시장)를 지나칠 수 없다. 두바이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금 유통량을 자랑하는 곳.400여 개의 도매상과 270여 개의 소매상이 한 곳에 몰려 있는 골드수크가 형성돼 있다.

■4륜 지프로 달리는 사막 사파리

두바이에서 꼭 경험해봐야 할 것이 사막 사파리 투어다. 4륜 구동 지프차를 타고 금빛 사막을 질주하는 것이다. 바퀴의 바람을 적당히 빼고 크고 작은 모래 둔덕을 롤러코스터처럼 달린다. 모래둔덕의 급경사를 치고 오른 순간은 비행기가 이륙할 때와 같고 급경사를 미끄러질 때는 롤러 코스터가 내리막 구간에서 곤두박질치는 듯 짜릿하다. 사막 사파리 투어에 나선 이들은 사막의 환상적인 일몰을 구경한 뒤 캐러반 캠프에 모여 저녁 식사를 하고 벨리댄스 공연을 보며 여흥을 즐긴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