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국증권은 5일 최근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만든 9월위기설이 많은 논리적 오류를 담고 있다며 이를 지적했다.

전용수 부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환율상승을 인위적인 달러 매각으로 정부가 막으면서 비롯된 외환문제는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가 감소하면서 투기세력들의 타깃이 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불안감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부추기며 불안감을 확산시키는데 일조를 했으며, 환율 상승과 국제유가의 하락에도 무역수지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봤다.

여기에 9월에 만기가 몰려있는 외국인들의 투자채권이 일시에 빠져나갈 경우 제2의 외환위기가 올 것이라는 것이 9월위기설의 개요라고 전했다.

전 센터장은 그러나 “구체적이고 자세한 통계치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번의 위기설은 논리상 많은 오류가 있음에도 시중의 설득력을 얻고 있다”며 이를 문제라고 보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의 경우, 사실은 “연간 수출이 4000억달러, 무역액만 9000억달러에 이르는 국가에서 1년에 1000억달러 이상의 수입을 하는 유가가 반년 만에 50%가 상승한 데 따라 무역수지가 110억달러 정도의 적자를 낸 것”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또 외국인 채권만기 우려와 관련해서는 “국채발행물량이 295조원, 금융채 214조원 등 총 발행규모가 873조원에 이르는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만기물량은 67조원 수준에 그친다”고 언급했다.

전 센터장은 “올 상반기 10대 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작년 말보다 13.58% 늘어난 38조원이며, 외환보유액이 2400억원에 달하는 국가에서 외환위기를 논한다면 상황논리를 가져다 대더라도 비이성적인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이런 비논리적인 일들이 금융시장에서는 비일비재하지만, 당기순이익 1200억원이 넘는 기업이 자회사의 200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유동성 위기가 온다고 믿는다면 참 어이가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보유했던 주식이 반토막이 나며 휴지조각이 됐었던 기억을 지닌 투자자라면 불안할 수 밖에 없겠으나, 글로벌 시장이 어려운 형편이지만 어느 경제지표와 금융지표에도 최악의 경우를 나타내는 시그널은 찾을 수 없다며 냉정한 투자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