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탄생
존 어데어 지음│이윤성 옮김│미래의창│422쪽│1만6000원


어렸을 적 스쳐봤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전기 가운데 기억에 남는 것이 하나 있다. 문고본 크기인 이 책은 텍스트는 얼마 안 되고 매우 많은 링컨의 초상사진을 실었는데,수염 기르기 전의 말쑥한 시골뜨기 변호사 시절부터 까치수염이 풍성한 수염으로 발전된 모습까지 다양한 링컨의 모습을 전하고 있었다.

여느 영미권 책과는 달리 '관상'이라는 동양적 스탠더드가 물씬 풍겼던 것이 뜻밖이었고,그런 만큼 흥미를 끌었다. 그것이 링컨의 명언인 '사람은 중년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와 관련있지 않나 생각하게 된 것은 훨씬 뒷날이다.

링컨이 위대한 리더로 칭송받는 것은 내전의 승리와 노예제도 폐지 때문이지만,그 위대함의 원천은 무엇일까. 영국에서 활동 중인 리더십 컨설턴트 존 어데어는 '연방이 한 번 붕괴되면 다시는 원상복구가 어렵다'는 간단하지만 분명한 비전을 시종일관 지켜낸 열정이라고 한다. 사실 인도주의적 위업이라고 칭송되는 노예제도 폐지는 링컨에게 후순위 문제였다. 링컨이 지금껏 미국의 수호신이 된 것은 분열의 위기에서 '합중국'을 지켜낸 위대함 때문인 것이다.

2002년 영국에서 출간된 이 책 ≪리더의 탄생≫은 부피가 적당한 리더십 앤솔러지다. 먼저 '생각'의 중요성을 일깨운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등장해 리더란 무엇이고 어떤 조건에서 출몰하는가를 들려준 다음 향도형,치어리더형,섬김형 같은 리더이론의 역사를 소개한다.

2부에서는 링컨뿐만 아니라 알렉산더대왕과 만델라에 이르는 매우 많은 리더의 일화와 인간적인 장단점까지 들춰낸다.

번역은 18대 국회 부의장을 맡은 이윤성 의원(한나라당)이 했는데,'위기의 시대에는 언제나 위대한 리더가 있었다'를 부제로 달았다.

우종근 편집위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