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티븐 로치

세계경제는 한마디로 '시계(視界) 제로' 상태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신흥시장까지 모두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이라는 '더블 펀치'를 맞고 신음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제를 강타해온 미국발 신용 경색도 끝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국제 금융시장에도 비관론이 낙관론을 누르고 있다.

미국의 부동산 거품 파열에 따른 신용 경색을 정확히 예견했던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로치 아시아 지역 회장은 "전 세계 경기 하강은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신용 경색이 가져오는 오염은 아직 더 남아 있다"며 "아마도 3분의 2는 우리의 뒤에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향후 세계경제가 더 극심한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2분기에 전기 대비 3.3%의 '깜짝 성장'을 기록한 미국 경제는 하반기 실업률 상승과 주택가치 하락이 소비지출을 억제함에 따라 악화될 것이라며 그에 따라 유럽과 아시아의 수출도 둔화돼 세계 경제의 성장이 억제될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 워런 버핏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도 최근 미국의 경제전문 방송인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신용위기 파장이 금융과 경제에 계속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앞으로 5개월 동안 미국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아무리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라고 해도 물가 상승과 신용 위기가 겹친 상황에서 경기를 살릴 수 있는 뾰족한 수단은 없을 것"이라며 올해 안에 경기가 살아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버핏 회장은 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에 대해선 낙관론을 견지했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중국의 앞날을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닥친 경기 둔화가 염려할 수준이 아니며 길게 보면 여전히 낙관적"이라며 "10~20년 후 중국과 인도는 완전히 변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짐 로저스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를 설립했던 상품 투자의 대가 짐 로저스 로저스 홀딩스 회장도 최근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중국의 어떤 주식도 팔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 사들였다"며 꺾이지 않는 '중국 사랑'을 과시했다.

로저스 회장은 최근 유가 금 등 상품시장의 폭락에 대해서도 불마켓(강세장)의 끝이라기보다는 조정 시기를 지나고 있을 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아직 상품시장의 호황기가 끝났다고 보지 않는다"며 "중장기적으로 수요가 늘어나거나 경제에 불확실성이 심화된다면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