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현의 책마을 편지] 진짜 경쟁력은 국어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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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통령 선거 기간에 대선 후보들이 잇따라 구설에 올랐습니다. 국립현충원 방명록의 맞춤법이 문제였지요. 이명박 후보가 '~않겠읍니다'라고 적어 곤욕을 치른 뒤 곧바로 정동영 후보가 '엎그레이드'라고 써서 망신을 당했습니다. 두 사람 다 모국어 실력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느냐는 비난을 샀지요. 그들이 '공약'뿐만 아니라 '국어의 약속'에도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면 그런 입방아에 오르지는 않았을 겁니다.
몇 년 전 국정감사장에서도 맞춤법 오류가 도마에 올랐지요. 한국공항공단에 대한 국감에서 한 의원이 공단 이사장에게 물었습니다. "공항 안내 광고판에 '먼저 인사하는 공항 가족,미소 짖는 고객'이란 문구가 계속 나오고 있어요. 무엇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지 압니까?" 이사장이 대답을 못하자 그는 이렇게 쏘아붙였습니다. "도대체 '개가 짖는다'와 '미소 짓는다'의 차이도 모르고 일을 합니까?"
대외 관문인 공항 출구 안내문이 이럴 정도라면 심각한 일이지요. 이번 주에 나온 ≪진짜 경쟁력은 국어 실력이다≫(홍성호 지음,예담)에서 발췌한 내용들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말 연구에 남다른 열정을 가진 교열 전문가입니다. 현직 언론인으로 고교생 논술신문 <생글생글>에 '말짱 글짱'을 연재한 뒤 알찬 꼭지만 모아 책으로 묶었군요.
그가 소개하는 미국 대통령 선거 얘기는 우리와 사뭇 다릅니다. 1952년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서 민주당의 스티븐슨과 맞붙은 공화당의 아이젠하워는 'I like Ike(나는 아이크가 좋아)'라는 간결하면서도 탁월한 슬로건으로 유권자들을 사로잡았다고 합니다. 이처럼 우리가 쓰는 말과 글은 어떤 사람이,어떤 상황에서,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흠이 될 수도 있고 성공의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한 중소기업 대표의 '아찔한 경험담'이 생각 나는군요. 사운을 걸고 개발한 신제품의 상표 디자인에 결정적인 오자가 들어 있는 걸 최종 단계까지 모르고 넘어갈 뻔했다는 얘기입니다. 그 제품이 그대로 시장에 나갔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제품에 대한 신뢰도 문제뿐만 아니라 회사 전체의 이미지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을 것입니다.
띄어 쓰기를 잘못하거나 문법을 몰라 심각한 오류를 불러일으키고 낭패를 보는 경우는 의외로 많습니다. 논술 수험생은 물론이고 자기소개서나 면접을 준비하는 구직자,프레젠테이션과 회의·협상에 임하는 직장인들에게 두루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문화부 차장 kdh@hankyung.com
몇 년 전 국정감사장에서도 맞춤법 오류가 도마에 올랐지요. 한국공항공단에 대한 국감에서 한 의원이 공단 이사장에게 물었습니다. "공항 안내 광고판에 '먼저 인사하는 공항 가족,미소 짖는 고객'이란 문구가 계속 나오고 있어요. 무엇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지 압니까?" 이사장이 대답을 못하자 그는 이렇게 쏘아붙였습니다. "도대체 '개가 짖는다'와 '미소 짓는다'의 차이도 모르고 일을 합니까?"
대외 관문인 공항 출구 안내문이 이럴 정도라면 심각한 일이지요. 이번 주에 나온 ≪진짜 경쟁력은 국어 실력이다≫(홍성호 지음,예담)에서 발췌한 내용들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말 연구에 남다른 열정을 가진 교열 전문가입니다. 현직 언론인으로 고교생 논술신문 <생글생글>에 '말짱 글짱'을 연재한 뒤 알찬 꼭지만 모아 책으로 묶었군요.
그가 소개하는 미국 대통령 선거 얘기는 우리와 사뭇 다릅니다. 1952년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서 민주당의 스티븐슨과 맞붙은 공화당의 아이젠하워는 'I like Ike(나는 아이크가 좋아)'라는 간결하면서도 탁월한 슬로건으로 유권자들을 사로잡았다고 합니다. 이처럼 우리가 쓰는 말과 글은 어떤 사람이,어떤 상황에서,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흠이 될 수도 있고 성공의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한 중소기업 대표의 '아찔한 경험담'이 생각 나는군요. 사운을 걸고 개발한 신제품의 상표 디자인에 결정적인 오자가 들어 있는 걸 최종 단계까지 모르고 넘어갈 뻔했다는 얘기입니다. 그 제품이 그대로 시장에 나갔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제품에 대한 신뢰도 문제뿐만 아니라 회사 전체의 이미지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을 것입니다.
띄어 쓰기를 잘못하거나 문법을 몰라 심각한 오류를 불러일으키고 낭패를 보는 경우는 의외로 많습니다. 논술 수험생은 물론이고 자기소개서나 면접을 준비하는 구직자,프레젠테이션과 회의·협상에 임하는 직장인들에게 두루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문화부 차장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