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휴대폰 시장에 800만 화소 카메라폰 경쟁이 불붙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소니에릭슨 등에 이어 일본 카시오도 최근 800만 화소 카메라폰을 개발,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주로 유럽이나 미국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고화소 카메라폰 경쟁이 국내 시장에서도 이어질지 관심사다.

카시오는 최근 800만 화소 카메라폰 'W63CA'를 개발해 로밍 테스트 등을 위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승인을 받았다. 이 제품은 카시오가 LG텔레콤과 제휴해 올초 국내 시장에 내놓은 캔유801Ex의 후속작이다. 화면 해상도나 디자인 등은 비슷하지만 카메라가 500만 화소에서 800만 화소로 업그레이드됐다.

LG전자가 최근 공개한 뷰티폰(KU990) 후속 모델인 'KC910'에도 800만 화소 카메라가 탑재됐다. KC910은 사진 촬영 기능이 대폭 강화돼 초당 120프레임의 고화질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사람의 웃는 모습을 카메라가 알아서 포착해주는 '스마일 샷' 기능,눈 깜박임을 감지하는 '블링크 디텍션' 기능 등도 갖췄다. LG전자 관계자는 "KC910은 터치스크린과 고성능 카메라를 접목시킨 제품"이라며 "고화소 카메라폰에 대한 수요가 높은 유럽에 10월께 처음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는 내년 초께 나올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최근 800만 화소 카메라폰 '이노베이트(i8510)'를 유럽 지역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노베이트는 일반 카메라폰보다 두 배 이상 밝은 플래시를 탑재해 어두운 곳에서도 또렷하게 촬영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 밖에 소니에릭슨은 8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한 슬라이드형 휴대폰인 '사이버샷 C905'를 올해 안에 판매할 계획이며,최근 코닥과 제휴해 500만 화소 카메라폰 'ZN5'를 내놓은 모토로라도 화소를 더욱 높인 카메라폰을 내놓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휴대폰 업체들이 고급 카메라폰을 속속 내놓으면서 관련 시장도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500만 화소 이상 고화소 카메라폰 시장은 올해 3800만대에서 내년 8300만대 규모로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선 고화소 카메라폰 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만만치 않다. 국내의 경우 디지털 카메라가 널리 보급돼 있어 고화소 카메라폰에 대한 수요가 그리 많지 않은 데다 카메라폰의 화소가 높아지면 가격 상승 요인이 발생해 오히려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등지에서 고화소 카메라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지만 국내 시장 전망은 불투명하다"며 "휴대폰 카메라는 렌즈 구경이 작은 데다 줌 기능이나 처리 속도 등에서 디카를 따라가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