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본격적인 등산 시즌을 맞아 국내 아웃도어 의류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유럽 미국 등의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대거 출시되면서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패션.의류업계가 전반적으로 정체 상태인 반면 아웃도어 시장은 여전히 연간 20~30%의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올해 아웃도어 시장의 규모는 전년 대비 20% 늘어난 1조8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새 브랜드 출시 붐…멀티숍도 등장

불황을 모르는 아웃도어 시장을 겨냥해 새로운 국내외 브랜드 론칭이 줄을 잇고 있다. 이미 30여개 브랜드가 각축 중인데 올 들어 새로 론칭한 브랜드가 8개에 이른다. LS네트웍스는 최근 '잭울프스킨'(독일) '몽벨'(일본) 등 2개 수입 브랜드를 선보였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 넷69스포츠도 친환경 신소재 넥스처를 사용한 프랑스의 '디그리세븐'을 최근 들여왔다. FnC코오롱은 '코오롱스포츠'에 이어 저렴한 가격대와 캐주얼군을 강조한 제2의 아웃도어 브랜드로 '네이처시티'를 선보이고 중장년층 위주이던 고객층을 젊은 층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아웃도어 인기를 반영,고가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한 곳에서 판매하는 멀티숍도 등장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20대 후반~40대 중반 여성을 겨냥해 패션성이 가미된 아웃도어 멀티숍 '하이어 53529'를 지난달 열었다. 미국 '고라이트''아이스시',영국 '랩',독일 '한바그''레키' 등 글로벌 브랜드들로 구성했다.

◆유통망 등 진입장벽 높아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브랜드 춘추전국시대를 맞았지만 리딩 브랜드들의 아성이 워낙 견고해 신규 브랜드들이 파고드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노스페이스.코오롱스포츠.K2.콜럼비아.라푸마 등 '빅5'가 장악하고 있어 유통망 확보에 애로가 많기 때문이다.

아웃도어는 남성복만큼이나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새 브랜드가 눈길을 끌려면 백화점 입점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백화점들의 아웃도어 매장은 이미 리딩 브랜드들로 포화상태여서 새 브랜드가 뚫고 들어갈 여지가 별로 없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에선 올 가을 MD(상품구성) 개편 때 단 1개 브랜드만 바꿨을 뿐이다. 엄유석 '디그리세븐' 영업담당 차장은 "올해는 우선 주요 산행지의 가두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해 인지도를 얻은 뒤 내년 봄 백화점 입점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두점 위주로 판매하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파격적인 기획행사로 고객잡기에 나섰다. '버그하우스'는 50만원 이상 구매시 30만원짜리 고어텍스 재킷을,30만원 이상 구매시 7만원 상당의 플리스 재킷을 덤으로 준다. '블랙야크'는 추석행사 일환으로 올 가을 신제품인 토니 티셔츠.팬츠를 50% 할인 판매하고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