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포장재(아스콘)의 주 원료인 아스팔트 가격 인상을 둘러싼 아스콘업계와 정유업계의 갈등으로 전국의 도로포장 공사가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대기업 정유사들이 아스팔트 가격을 기습 인상함에 따라 회원사들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아스팔트만으로 아스콘을 만들어 납품한 뒤 추가로 구입할지 여부는 각사가 판단하기로 이사회를 통해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아스콘연합회 측은 자체 조사 결과 420개 회원사 중 158개 업체가 생산을 중단했으며 각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일부 현장도 아스콘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주를 고비로 전국의 도로포장 공사 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스콘업계는 대기업 정유사가 아스팔트 가격 인상안과 관련,아스콘 업계를 길들이기 위해 공급물량을 평소보다 대폭 줄이는 '제한출하'를 단행,아스콘 납품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스콘업계는 정유사들이 아스팔트 가격을 낮추거나 아스콘을 납품받는 조달청이 납품단가를 올려주지 않을 경우 생산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아스콘연합회 관계자는 "아스콘 업계는 정유사들의 부당한 아스팔트 가격 인상과 원자재 가격 인상분의 반영을 외면하는 정부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상황에 처해 있다"며 "아스콘 보유분량이 일주일이면 모두 소진될 것으로 보여 전면 생산 중단이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아스콘 업계는 오는 22일과 26일,29일에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한편 SK에너지,현대오일뱅크,GS칼텍스,에쓰오일 등은 지난달 아스팔트 가격을 인상하려다 아스콘업계의 반발에 밀려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가 이달 1일부터 다시 아스팔트 가격을 ㎏당 400원에서 55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