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은 8일 삼성전자의 샌디스크(SanDisk) 인수에 대해 긍정적 이유 4가지와 부정적 이유 6가지를 제시했다.

이 증권사 박정욱 애널리스트는 "이번 인수 및 제휴 추진이 실제로 어떤 결실을 맺을 수도 있으며 반대로 결실을 맺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 인수 추진에 대하여 긍정적인 이유와 부정적인 이유를 비교했다.

우선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로는 △ 삼성전자는 샌디스크에게 2008년에 4조1400만달러, 2009년에 3조900만달러, 2010년에 2조1500만달러의 로얄티를 내야하는데, 인수를 하면 로열티의 부담을 덜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음으로는 △ 삼성전자는 샌디스트가 Patent에 대한 로열티를 다른 낸드플래시메모리 생산업체들인 하이닉스와 마크론 등으로부터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메모리 점유율 38%에 샌디스크의 16%를 더하면 54% 낸드 시장점유율로 기술적으로나 물량적으로 낸드 공급시장을 지배하게 된다.

이 같은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샌디스크와 함께 낸드플래시메모리 시장 1위 탈환을 노리던 도시바는 치명상을 입게 된다는 설명이다.

반면 샌디스크 인수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로는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이 됨에 따라 독점금지(Antitrust)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B2B 사업 형태에 강점을 갖고 있었지만 샌디스크의 주력이던 리테일 사업에는 관심이 없었다. 따라서 굳이 안하던 사업 형태에 뛰어드는 것은 새로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만약 인수합병을 한다 하더라도 SanDisk와 Toshiba의 Join Venture에 미치는 영향이 복잡할 수 있다는 점도 인수에 부정적이다. 현재 샌디스크와 도시바는 일본 요카이치에 8인치 Fab 1개, 12인치 Fab 2개를 JV로 운영중이다. 인수가 이루어진다면 도시바는 자기들의 기술정보, Fab 정보가 삼성전자 측에 넘어가는 것을 극도로 꺼릴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샌디스크 입장에서는 로얄티 수입이 줄게 돼 실적이 악화되는 기업을 인수하는 셈이 될수도 있으며, △샘디스크의 벤처문화의 충돌도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해외 대형 업체의 인수 합병에 대해 경험이 거의 없다는 점도 약점이 될 수 있다. 지난 10월에 이스라엘의 Image Sensor 개발 업체인 TransChip Israel Ltd를 인수한게 유일한 해외 M&A이며 이 업체는 결국 R&D센터로 바뀌었다.

박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면서 M&A를 통해 쉽게 이룰 수 있는 목적을 우회하기도 했다"면서 "이러한 대형 인수 합병 시도는 지금껏 자체 조직 성장만을 추구해오던 삼성전자의 중요한 방향 전환을 의미한다"면서 '매수'의견과 목표주가 74만원을 유지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