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최근의 국제 원유 가격 하락세에 대응,원유 생산 감축을 고려 중이라고 8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OPEC 회원국들은 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원유 생산을 조절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공식적인 감산 발표로 시장에 충격을 주기보다는 비공식적으로 생산쿼터 초과분을 줄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입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OPEC의 공식적인 생산쿼터는 하루 2730만배럴이지만 지난달 회원국들의 생산은 하루 3200만배럴에 달했다. 국제유가는 지난 7월11일 서부텍사스원유(WTI) 기준 배럴당 147.27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100달러선으로 30%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OPEC 회원국 가운데선 현재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적극적으로 감산을 주장하고 있다. 모하마드 알리 카티비 OPEC 이란 대표는 지난 주말 이란 국영통신 IRNA와의 인터뷰에서 "OPEC이 원유 생산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경우 내년 상반기에는 공급 과잉 현상이 빚어질 것"이라며 "최소한 합의한 쿼터까지는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등 상대적으로 부유한 중동 국가들은 유가에 신경을 쓰면서도 감산을 서두르지는 않고 있다. 이들은 예산에 여유가 있어 어느 정도 유가 하락을 감내할 수 있는 데다,정치적으로도 미국과의 원만한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