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9월 위기설'을 녹여내리듯 급등하며 단숨에 지난 8월 말 수준을 회복했다. 총 699개사(유가증권 320곳,코스닥 379곳)의 주가가 위기설이 나오기 전 수준으로 올라섰다. 미국 정부가 모기지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규모 구제금융을 지원키로 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국내 주가가 그동안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반발 매수세까지 가세해 주가 상승폭을 키웠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안도랠리가 시작됐다고 분석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완전히 추세가 반전됐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상한가 쏟아져

8일 코스피지수는 5.15% 급등한 1476.65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8월20일(5.69%)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8월29일 지수(1474.24)를 간단히 넘어섰다. 연기금이 2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했고 외국인도 15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를 보였다. 반면 개인들은 차익실현에 나서 14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대형주들은 상당수 8월 말 주가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의 최대 피해 업종인 금융과 건설업이 급등했다. 우리금융이 14.5% 급등한 것을 비롯 국민은행 신한지주 등이 8%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등도 10%가 넘는 상승률을 나타내며 위기설 이전 수준의 주가를 회복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 등 대형 정보기술(IT)주들도 급등세를 보이며 최근 하락폭을 상당부분 회복했다.

특히 금호산업 두산인프라코어 경남기업 C&우방 등 그동안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였던 종목들이 동반 상한가를 기록하며 눈길을 끌었다. 증권주도 거래수수료 면제 소식에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30개 종목이 상한가로 치솟았으며 종가 기준으로 8월 말 수준을 넘어선 종목은 320개로 집계됐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미국 모기지업체인 프레디맥과 패니매에 대한 구제조치가 주가 반등의 모멘텀을 제공해 그동안 급락했던 종목들이 대거 올랐다"며 "이날 상승은 안도랠리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오 파트장은 앞으로 안도랠리가 지속되며 1540선까지의 반등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융주와 건설주가 하루종일 꺾이지 않고 강세를 유지한 것은 이번 반등이 하루짜리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코스닥지수도 4일째 상승

코스닥지수도 이날 3.95% 오른 459.42에 거래를 마치며 나흘 연속 상승행진을 이어갔다. 지수는 8월29일 종가(470.28)에는 약간 못 미쳤지만 대형주를 비롯 상당수 종목이 위기설 이전의 주가를 회복했다.

대형주 가운데는 NHN이 3.78% 상승하며 코스닥시장 회복세를 이끌었다.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서울반도체를 비롯 모두 38개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소디프신소재 에스에프에이 등도 5∼6%대의 상승률을 나타내며 최근 하락폭을 상당부분 만회했다. 또 태웅 태광 성광벤드 등 단조업체들도 강세를 보였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코스닥 낙폭 과대주에 대한 매수는 이미 나올 만큼 나왔기 때문에 앞으로는 호재성 재료를 가진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시장이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