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사건으로 사상 최대 규모로 꼽히는 GS칼텍스 고객 정보 유출은 당초 퇴직 후 보험 영업에 활용하려는 목적에서 계획된 것이라는 진술이 나왔다.

정보 유출 피의자인 GS넥스테이션 직원 정모씨(28)의 변호인은 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씨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앞서 "정씨가 보험설계사 자격증이 있다. 나중에 손해보험대리점을 차리려고 범행을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정씨가 나중에 회사를 그만두고 스스로 보험대리점을 운영할 때 GS칼텍스의 고객 정보를 보험 영업에 사용하기 위해 개인 정보를 몰래 빼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1100만여건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개인 정보를 확보하게 되자 차라리 회사 측을 협박해 돈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것이 변호인의 전언이다. 변호인은 "정보를 빼내고 보니까 돈이 될 것 같아 회사를 협박하는 것도 고려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홍승면 부장판사는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정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GS칼텍스의 콜센터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정씨는 지난 7∼8월 GS칼텍스 고객 1100만여명의 개인 정보를 빼낸 뒤 엑셀 파일로 변환해 DVD 6장에 저장했으며 왕모씨(28),김모씨(24)와 함께 언론사 2곳과 방송 외주제작사 1곳에 이 DVD를 마치 우연히 발견한 것처럼 허위 제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경찰은 GS칼텍스 고객 1100만여명의 개인정보가 담긴 DVD 2장을 모두 회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씨 등이 만든 DVD 6장 가운데 4장을 수사 초기 확보한 데 이어 이들이 언론사 1곳과 방송 외주제작사 1곳에 각각 넘긴 나머지 DVD를 이날 해당 회사들로부터 제출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만들었다고 진술한 개인정보 DVD는 일단 다 회수했다. 아직까지는 이들이 DVD를 추가로 만들어 팔거나 사용했다는 정황이 나오지 않았으나 외부 유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계속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