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이 이렇게 크게 된 건 부모 말씀을 잘 따라줬기 때문입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 역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장미란(25.고양시청) 어머니 이현자(50)씨가 딸의 금메달 비결 가운데 하나로 '순종'을 꼽았다.

9일 상명대 밀레니엄관 국제회의실에서 장미란이 특강을 한 자리에 함께 나타난 이현자씨는 강의가 끝난 뒤 사회자에게서 '한 말씀'을 부탁받았다.

즉석에서 마이크를 건네 받은 이씨는 "여러분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말문을 연 뒤 "부모와 자식 간에는 생각이 다르다.

하지만 우리 미란이는 먹기 싫어도 엄마가 해준 음식은 다 먹었다.

엄마가 얘기를 하면 미란이는 다 따라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엄마 말씀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을 먹는다"고 덧붙였다.

장미란은 옆에서 어머니의 강연을 조용히 들으며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장미란은 애초 역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역도 선수 출신 아버지 장호철(54)씨와 이씨, 역도 지도자의 끈질긴 권유로 장미란은 중학교 3학년 때 바벨을 처음으로 들었고 지금은 "역도를 권유해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있다.

이씨는 "미란이와는 세대 차이도 있고 생각의 차이도 있다.

하지만 연예와 관련할 일들, 생활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얘기하면 미란이는 따라줬다.

부모 때문에 인내하고 참고 견디는 그런 훈련을 해 왔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딸을 위해 기도밖에 해 줄 게 없었다는 이씨는 마지막으로 "자기 생각이 옳고 맞는다고 하지만 부모는 인생을 더 살았다.

부모 말씀에 순종하는 게 복이 된다"면서 "우리 애들한테 부모가 아무리 못났어도 자녀로서 도리가 있다.

미란이도 부모 말씀을 따르고 순종해서 이렇게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회의실을 가득 채운 400여 명 학생들 사이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 갈채는 터지지 않았지만 상당 수 학생들은 이씨 말에 공감을 하는 듯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