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전문기업 셀트리온(대표 서정진)은 유명 다국적 제약사들이 만든 값비싼 바이오의약품(표적치료 항체의약품)보다 가격은 절반에 불과하면서도 효능은 비슷한 복제의약품을 2011년부터 대량 생산,판매에 들어가기로 했다.

표적치료 항체의약품은 암세포에 결합해 특정 세포만을 죽이는 효과를 갖고 있어 선진국에서는 최신 항암 치료 요법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연간 수천만원에 이르는 치료비 부담으로 일부 말기암 환자들만 건강보험 혜택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서정진 대표는 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유방암 치료제를 포함한 7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2011년부터 전 세계에 순차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유방암 및 직장암,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를 2011년 국내와 동유럽 및 남미 등에 출시한 후 2013년부터는 유럽 및 미국 시장에 파고들 계획이다.

2007년 기준으로 허셉틴(유방암) 등 항암 표적치료제 시장이 2006년 대비 48% 성장한 16조원 규모에 달했고 엔브렐,레미케이드,휴미라 등의 류머티스 관절염 표적치료제 시장 역시 전년 대비 23% 늘어난 14조원 규모에 이르는 등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매출이 1조원이 넘는 오리지널 항체의약품의 대부분이 2010년부터 특허가 만료되는 만큼 향후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급속한 성장과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오리지널 의약품과 효능은 거의 같고 가격은 절반 정도인 약을 개발해 더 많은 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회사는 2012년 중 바이오시밀러 매출은 약 5200억원,순익은 약 3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날 발표자로 나온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감독관인 라비 하라판할리 박사는 셀트리온이 유방암을 치료하기 위해 이미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물질이 오리지널과 98% 이상 유사하다는 자체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바이오시밀러(Biosimilar)=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특허 기간이 끝난 뒤 다른 방식으로 이 제품을 본떠 만든 비슷한 품질의 제품.같은 성분을 복제한 약품인 제네릭과 달리 오리지널 약품과 같은 아미노산 구조를 이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