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조선주와 증권주 등 일부 종목에 대해 공매도했던 주식을 되사서 갚는 '쇼트커버링'에 나서고 있다. 하락장에서 외국인의 공매도가 주가 낙폭을 확대하는 것과는 달리 반등장세에선 이 같은 쇼트커버링이 상승 탄력을 키우는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지만,새로 주식을 빌린 대차거래 잔량도 함께 늘어나고 있어 본격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이르다는 지적이다.

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72포인트 급등한 지난 8일 유가증권시장의 대차거래 잔량은 8억3061만주로 전 주말보다 139만주 늘어났다. 공매도 규모도 595만주로 394만주였던 5일에 비해 오히려 증가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전날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10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은 외국인이 아직 본격적으로 쇼트커버링에 나서지 않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물·옵션 만기 부담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 외국인이 급하게 쇼트커버링에 나설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도 "낙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일부 차익 실현성 쇼트커버링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은 추세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달 약세장에서 크게 늘었던 일부 종목의 대차거래 잔량이 이달 들어 크게 줄어들고 있어 주목된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8월 대차 잔량 증가 상위 5위 안에 들었지만 이달엔 한국전력(176만주) 다음으로 많은 164만주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8일 하루에만 36만주 줄어들었다. 포스코와 신한지주 SK텔레콤 우리금융 등도 대차거래 잔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