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연계증권(ELS)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ELS 공모를 해도 자금 부족으로 실제 발행으로 이어지지 않은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A증권은 750억원 규모의 ELS를 공모했지만 실제로 모인 자금은 38억원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공모한 ELS 5개 가운데 3개는 운용에 들어가지 못하고 폐지키로 결정했다.

이 증권사는 7월엔 ELS 공모로 1000억원을 모았으며 지난달에는 976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B증권사도 이달 들어 750억원 규모의 ELS를 발행했지만 76억원만 모였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ELS 공모 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증권사들의 잇따른 공모에도 투자자들이 전혀 참여를 하지 않고 있다"며 "고객들의 문의 전화도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C증권 역시 지난달 말께 6종의 ELS를 950억원 규모로 모집했으나 60억원을 모은 뒤 공모를 마감했다.

이처럼 ELS 발행이 줄고 있는 것은 지난 6월 이후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손실난 ELS가 급증한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평가액 기준으로 수익률이 반토막난 ELS는 지난 6월말에 40여개 였으나 지금은 300여개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3조672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ELS 발행 규모는 7월 1조9076억원으로 2조원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달에는 1조60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장지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증시 급등락으로 기존에 발행된 ELS의 손실폭이 커지면서 기존 ELS 투자자들이 조기상환이나 만기 후에 자금을 받아도 새로 발행된 ELS 투자를 꺼린다"고 분석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엔 20억원 밑으로 공모 자금이 모이면 운용에 들어가지 않고 폐지했지만,최근엔 한 ELS에 10억원만 모여도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