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룹의 유동성 리스크가 커지면서 3분기 주가가 크게 빠진 종목이다. 이달 들어 8월 초 수준의 주가를 회복하긴 했으나 지난 7월 한 달 동안만 주가가 31%가량 급락하기도 했다. 연초(5만8300원)와 비교하면 현재의 주가는 46% 하락한 상태.

그러나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과도했다는 지적이 이미 지배적이다. 지난달 초 금호타이어의 지분 10.71%(750만주)를 갖고 있던 쿠퍼타이어는 투자전문회사 비컨(Beacon)에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해 '풋백 옵션 리스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계열사인 대우건설과 관련된 풋백옵션 리스크가 아직 남아 있긴 하지만 자구책 마련으로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2006년 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투자자들의 이윤을 보장하기 위해 2009년 12월까지 대우건설의 주가가 3만2000원대를 밑돌 경우 주식을 되사주겠다는 풋백옵션을 내걸고 자금을 유치했었다.

최상도 부국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 풋백옵션 행사 시 약 4조2000억원이 필요한데 이미 대우건설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등의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해 4조5740억원의 유동성 확보 계획을 발표한 데다 풋옵션의 연기가 1년간 가능하며 대우건설 유상감자 및 배당을 통해 행사가격을 낮춰 부담을 줄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3분기 실적은 여전히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원재료인 부타디엔 가격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합성고무의 타이트한 공급으로 인해 가격전가가 용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합성수지 부문도 고부가제품 비중 확대 등으로 실적개선이 기대되며 열병합발전 부문은 정기보수를 완료한 후 정상가동이 되는 상태다.

최 연구원은 "4분기에는 합성고무 정기보수와 유가하락에 따른 열병합발전 부분 수익 감소가 있을 수 있지만 내년에는 제2열병합발전소와 합성고무 증설분 가동으로 꾸준히 견조한 수익이 이어질 것"이라며 "2008년, 2009년 실적기준 주가수익률(PER)은 3.9배.3.5배 수준이어서 절대적인 저평가 상태"라고 강조했다. 부국증권은 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전분기 대비 각각 9.6%,2.5% 증가한 9048억원,1039억원으로 전망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